일본프로야구 통산 154승에 빛나는 우완 투수 와쿠이 히데아키(36)가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주니치 드래건스로 트레이드됐다.
라쿠텐은 지난 15일 와쿠이를 주니치에 보내는 조건으로 내야수 아베 도시키(33)를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했다. 선발투수 강화가 필요한 주니치가 먼저 제안을 했고, 우타 내야 보강이 절실한 라쿠텐이 아베를 콕 집으면서 30대 베테랑들의 맞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와쿠이는 일본프로야구 대표 투수 중 한 명으로 지난 2005년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데뷔한 뒤 지바 롯데 마린스(2014~2019), 라쿠텐(2020~2022)을 거쳐 4번째 팀으로 주니치에 둥지를 튼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대표팀 주축 투수로도 활약해 한국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와쿠이는 일본에서 18시즌 통산 468경기(377선발)에서 2598이닝을 던지며 154승143패37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57 탈삼진 1909개를 기록했다. 통산 154승은 현역 투수 중 이시카와 마사노리(야쿠르트·183승)에 이어 2위 기록.
올 시즌에는 10경기(56이닝)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54 탈삼진 35개를 기록했다. 지난 5월18일 지바 롯데전에서 타구에 오른손 중지를 맞아 부러지는 악재가 있었다. 3개월 넘는 재활을 거쳐 9월에 복귀했다. 30대 중반 적잖은 나이가 불안 요소이지만 여전히 150km대 강속구를 뿌린다는 점에서 즉시 전력으로 가치가 있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이시이 가즈히사 라쿠텐 단장 겸 감독의 배려도 눈길을 끈다. ‘데일리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이 감독은 주니치와 트레이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때부터 와쿠이에게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다”며 미리 언질을 줬다. 와쿠이 본인의 동의를 받은 뒤 트레이드를 최종 성사시켰다.
이시이 감독은 세이부 시절 와쿠이와 같은 선수로 뛰었고, 3년 전 현금 트레이드로 지바 롯데에 있던 와쿠이를 데려올 만큼 관계가 깊다. 이시이 감독은 “와쿠이가 동의를 하면서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와쿠이 본인이 먼저 트레이드로 나가고 싶어 한 건 아니다”며 “조금은 쓸쓸하지만 새 팀에 가서도 잘해주길 바란다. 와쿠이가 좋은 커리어를 계속 쌓아가면 나 역시 기쁠 것이다”고 말했다.
이시이 감독에게 “항상 신경써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한 와쿠이는 구단을 통해 “4번째 구단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겠다. 퍼시픽리그에만 18년을 있었는데 도호쿠 여러분들의 따뜻한 성원을 우리 편으로 느낄 수 있어 더욱 따뜻했다. 일본시리즈에서 라쿠텐과 맞붙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지난 2016년 데뷔 후 주니치에서만 7시즌을 뛴 아베는 올해 133경기 타율 2할7푼 131안타 9홈런 57타점 OPS .735를 기록했다. 주 포지션은 2루이지만 3루·1루에 좌익수 커버까지 가능하다. 아베는 “7년간 주니치에 신세를 지며 사람으로서 야구인으로서 성장했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라쿠텐에서도 열심히 하겠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