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화려하게 은퇴한 앨버트 푸홀스(42)가 LA 에인절스로 컴백했다. 1년 전 자신을 방출한 팀에 10년간 10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돌아왔다.
미국 ‘LA타임스’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푸홀스가 은퇴 후 10년간 1000만 달러 규모의 개인 서비스 계약에 따라 에인절스의 도미니카공화국 아카데미와 애리조나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의 젊은 선수들을 지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존 카르피노 에인절스 회장은 “푸홀스가 팀의 홍보대사가 될 것이다”며 “푸홀스 그 자체가 자산이다. 야구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고, 앞으로 그와 나아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푸홀스는 지난 2011년 12월 에인절스와 10년 2억4000만 달러의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 조건 중 하나가 은퇴 이후 첫 10년간 에인절스가 그에 대한 독점권을 갖는 것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세인트루이스에서 은퇴한 푸홀스와 에인절스 구단이 몇 달 전부터 계약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푸홀스는 지난 2일 공식 은퇴 선수로 공시됐고, 다시 에인절스 소속으로 함께한다. 향후 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푸홀스는 에인절스의 내년 캠프에 합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피노 회장은 “자신과 비슷한 젊은 라틴 아메리카 유망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며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푸홀스 효과를 기대했다.
지난 2001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10년 연속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 이상 기록하며 한 시대를 풍미한 푸홀스는 에인절스 이적 이후 전성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7년 족저근막염 수술로 급격한 내리막을 걸엇고, 지난해 5월 에인절스에서 방출을 당했다. 10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채우지 못한 채 에인절스를 나갔다.
강제 은퇴 위기에 몰렸던 푸홀스는 LA 다저스로 이적한 뒤 좌투수 스페셜리스트로 반등에 성공했고, 올해 친정팀 세인트루이스로 돌아와 역대 4번째 700홈런(703개) 대기록을 세우며 은퇴했다. 시작과 끝을 세인트루이스에서 장식했다.
에인절스와의 관계가 껄끄럽게 끝났지만 푸홀스는 11년 전 FA 계약 당시 조건을 준수하기로 했다. 방출 당시만 해도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과 플레잉 타임을 놓고 불화설이 나왔지만, 실제 관계가 그 정도로 나쁘진 않았다. 10년 1000만 달러로 금전적 이득도 있어 푸홀스가 계약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에인절스 시절 몸값 대비 저조한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긴 푸홀스는 세인트루이스 이미지가 강하다. 5년 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때 세인트루이스 모자를 쓰면 에인절스 홍보대사로서 모양새가 조금 이상해지긴 한다. 에인절스와 계약 기간 동안 푸홀스가 세인트루이스 관련 일을 할 수도 있을지에 대해 카르피노 회장은 “아직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