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
15일 KIA 타이거즈의 제주 마무리 캠프지 강창학 구장. 제주 캠프는 퓨처스 유망주와 신인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소수의 선수단이라 1군 감독과 코치진 거의 1대1로 지옥같은 훈련을 펼치고 있다. 1대1 훈련에 엑스트라 훈련, 야간 훈련까지 펼친다. 선수들도 1군 감독과 코치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열심이다. 그래서 훈련효과는 크다.
홈플레이트 뒷편에 마련한 감독실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종국 감독의 입에서 갑자기 진한 한 숨이 나왔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이 포수와 외국인 투수이다"며 말을 꺼냈다. KIA의 최대 현안이다. 특히 FA 자격을 얻는 포수 박동원과 잔류 협상이 매끄럽지 못하다.
구단이 최종조건을 제시했는데 답이 없다. 16일 자격 취득 공시가 이루어지면 시장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박동원을 잡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KIA는 박동원 유출에 대비하기 위해 키움에게 2024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주효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감독으로는 주전포수가 없다는 것은 뼈아프다. 한승택-주효상 체제로 버텨야 한다. 더욱이 최대어 양의지를 영입하려면 엄청난 금액이 들어 샐러리캡까지 월등하게 초과한다. 두산 포수 박세혁도 선택지에 있다. 보상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또 하나의 플랜 B로 떠오르는 것이 트레이드이다. 취재진이 "트레이드 방법도 있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했다. 마침 김감독의 눈빛이 빛났다. "맞다. 삼성 박진만 감독이 트레이드 한다고 하긴 했다. 그런데 누굴 내놓으려고 하는 거지?"라며 큰 관심을 드러냈다. 삼성은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 등 포수자원이 충분하다.
김 감독은 세 선수를 평가도 빼놓치 않았다. "(나이가 있는데도) 민호는 올해 하는 거 보니까 더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도루 저지율도 3할이 넘는다. 태군이는 안 줄 거 같고, 재성이는 방망이 포텐이 터졌다"면서 웃었다. 더욱이 만만치 않은 반대급부도 필요하다. 김 감독은 "그런데 우린 또 누굴 주어야 하나"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플랜 B로 트레이드를 실행 하더라도 누구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KIA는 박동원과의 결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막판 오버페이 가능성도 하지만 이제는 플랜 B를 실행하는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령탑의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이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