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을 선발할 차기 기술위원장은 누가 될 것인가
-WBC에서 또 실패하지 않으려면 단단히 준비해야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경쟁국 일본은 대표팀이 호주 등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르며 내년 3월 WBC에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대표팀 구성은 물론 국가대표를 뽑을 KBO 기술위원회조차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최근 염경엽 기술위원장이 LG 트윈스 사령탑에 선임되며 위원장에서 물러날 뜻을 피력했다. 또 염 감독에 앞서 두산 베어스 감독을 맡은 이승엽 KBO 홍보대사 겸 기술위원도 사퇴할 것이 확실하다. 이 감독은 아직 사퇴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KBO는 이 감독도 기술위원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염 감독이나 이 감독이 기술위원직을 그대로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전에 현직에 있는 구단 감독이나 코치들이 선수 선발 과정에 의견 등을 개진하면서 논란이 된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선발 공정성을 답보하기 위해 현직 감독이 기술위원회에 참여할 수는 없는 것이다.
기술위원장과 기술위원 등 2명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KBO 기술위원회는 하루 빨리 재정비에 나서게 됐다. 내년 3월초 시작되는 WBC에 대비한 국가대표팀 선발을 위해선 빨리 움직일 필요가 있다. 12월내지는 내년 1월말까지는 선수단 구성을 끝내야 한다.
현재 남아 있는 기술위원들 중에서 위원장을 선임하거나 외부에서 긴급 수혈해야 한다. 지난 7월 WBC 대표팀 기술위원회는 염경엽 기술위원장을 중심으로 조범현 전 kt 감독, 양상문 SPOTV 해설위원, 이승엽 당시 SBS 해설위원, 심재학 MBC 스포츠+ 해설위원, 김선우 MBC 스포츠+ 해설위원, 장성호 KBS N 해설위원으로 구성됐다. 염경엽 위원장과 이승엽 기술위원이 빠진 자리를 채워야 한다.
야구계에서는 “현재 남아 있는 기술위원들 중에서 위원장을 맡은 가능성도 충분하다”면서도 “외부에서는 유명 선수출신으로 단장을 지낸 인사들 중에서도 위원장 혹은 기술위원으로 들어간다”는 루머들이 돌고 있다. 기술위원장에게는 어느 정도의 판공비와 회의비가 나오고 기술위원들은 선정회의에 참가하면 회의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여러 인사들을 기술위원 후보들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다. 내년 2월 중순 대표팀을 소집하고 대회 준비를 위한 합동훈련에 들어가기 위해선 먼저 기술위원회 구성과 선수선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가대표팀이 구성되면 합동전지훈련지로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시가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국가대표팀 감독인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투산에서 팀의 스프링캠프를 소화할 예정으로 인근 지역에 국가대표팀 캠프도 함께 차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소속팀 kt의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한편 대표팀 전력강화에도 힘써야하는 바쁜 처지이다. 또 한국계 메이저리거가 대표팀에 합류할 경우에 대비해서도 이동거리가 짧고 날씨와 야구장 등 훈련환경이 좋은 애리조나가 1순위로 여겨진다.
차기 KBO 기술위원회 위원장과 WBC 한국 국가대표 선수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2009년 준우승 이후 번번히 조별예선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는 한국대표팀으로선 이번 WBC가 명예회복의 무대이다. 단단히 준비해서 다시 한 번 호성적을 내 코로나 사태 이후 불붙기 시작하는 한국프로야구 흥행에 기폭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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