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 전체가 긴장해야 한다".
KIA 타이거즈 김선빈(33)은 데뷔 2년 차를 제외하고 언제나 주전이었다. 유격수 자리를 굳게 지켰고, 2017년 생애 첫 타격왕(.370)에 오르며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정점을 찍었다. 2021년부터는 유격수를 박찬호에게 넘기고 2루수로 변신했다. 2022시즌도 140경기, 587타석에 들어섰다. 타율 2할8푼7리, 3홈런, 61타점, 51득점을 올렸다.
김선빈은 내년 시즌 4년 계약 마지막 해를 맞는다. 다시 한번 FA 자격을 얻게 된다. 우리나이로 35살, 서서히 에이징커브가 찾아오는 시점에 신경쓰이는 변화가 생겼다. 한화의 우타 거포 유망주였던 21살의 내야수 변우혁이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했다. 변우혁은 1루와 3루 자원이다. 김선빈에게는 영향을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서귀포 마무리 캠프를 이끄는 김종국 감독은 "우혁이가 왔으니 내야 전체가 긴장해야 한다. 이번 시즌 (황)대인, (류)지혁, (박)찬호가 커리어 하이를 찍었지만 내년에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 잘해야 한다. 이 점은 김선빈도 마찬가지이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변우혁으로 인한 포지션 경쟁과 이동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KIA는 1군 요원이자 강속구 투수 한승혁과 장지수 투수 2명을 내주고 변우혁을 영입했다. 김감독도 "파워 있는 코너 내야수를 키워야 한다"며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루수로는 황대인, 3루수는 류지혁 김도영과 경쟁한다.
특히 변우혁이 3루수로 나선다면 김도영의 포지션 이동 가능성이 있다. 김도영은 3루는 물론 유격수가 가능하다. 김 감독은 "도영이는 3루수와 유격수로 기용할 것이다. 2루수는 맡기지 않는다. 대신 박찬호가 유격수를 하면서 2루수로도 나설 수 있다"며 내야 밑그림을 밝혔다. 박찬호의 2루 기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KIA는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포스트 김선빈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더욱이 내년에는 발빠른 김도영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김도영 유격수와 박찬호의 2루 기용이 횟수가 많아질 수 있다. 어떤 형태로든 김선빈에게도 경쟁자가 생길 조짐이다. 변우혁의 트레이드가 내야 전체에 경쟁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한편, 변우혁은 14일 배번 33번을 달고 광주 마무리 훈련에 합류했다. "올 한해 몸이 안좋았다. 내년에는 아프지 않고 한 시즌 완주하겠다. 팀에 잘 녹아들고, 팀이 성적을 낼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다. 팬들께서 많은 환영을 해주셔셔 감사하다. 기대하신만큼 더 열심히 잘해서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