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국외에 마무리 캠프를 차렸다. 한 달 가까이 캠프를 치르는데 큰 비용이 들지만 구단에서 먼 미래를 내다보고 통 큰 투자를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 캠프를 차린 삼성은 각종 시설이나 피칭 머신 등 훈련 기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까 봐 우려했지만 삼성이 도착하기 전 싹 다 손봤다.
삼성은 팀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피 위주로 마무리 캠프 명단을 구성했다. 선수들 모두 “힘들어 죽겠다”고 입을 모을 만큼 훈련 강도는 어마어마하다. 한 선수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오후 9시 이전에 잠이 들 만큼 훈련 강도가 세다”고 했다.
“선수들이 힘들어하면 나는 행복하다. 그만큼 열심히 하고 좋아진다는 의미니까. 열심히 하면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박진만 감독의 말이다.
그는 “10개 구단 중에 우리 팀만 외국에서 마무리 캠프를 소화 중인데 구단에 감사드린다. 그만큼 성과를 내는 게 우리의 의무다. 충실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를 차린 지 열흘 남짓 지났는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마무리 캠프에 참가 중인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아주 강하다. 힘들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선수들도 오전부터 야간까지 이렇게 훈련한 적이 없을 거다. 분명한 건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시즌 초반 퓨처스 감독 시절에 봤던 모습과 비교해도 좋아진 게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지금 흘린 땀방울이 언젠가는 성공의 열매가 될 거라 확신했다. “힘들지만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금의 노력이 도움이 됐다는 걸 반드시 느낄 거다. 젊은 선수들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게 박진만 감독의 말이다.
선수들도 강도 높은 훈련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라고 여겼다.
한 선수는 “마무리 캠프에서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내년에 성과가 안 나오면 정말 억울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선수는 “마무리 캠프에서 땀 흘린 게 헛되지 않도록 12월과 1월에도 훈련 강도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거액을 투자해 선수를 영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삼성처럼 나무보다 숲을 내다보며 팀의 미래에 투자하는 게 훨씬 더 이득이 될 수 있다. 삼성의 통 큰 투자가 내년에 명예 회복을 위한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