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즌에 커리어 로우. 이대로 과연 FA 신청을 해도 괜찮을까.
KBO는 15일까지 FA 자격 신청을 받는다. 지난 13일 KBO가 공시한 FA 자격 선수 40명 중 몇 명이 신청할지 관심을 모은다. 다년 계약 및 은퇴 선수들을 빼면 총 32명의 선수들이 FA 자격을 가졌다.
FA 대박을 기대하며 시장 개장을 기다리는 선수들도 많지만 반대로 깊은 고민에 빠진 선수들도 있다. 보상 부담이 적은 C등급 선수들이야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올 시즌 성적이 부진했던 A~B등급 선수 중 고민해야 할 선수들이 꽤 많다. 자칫 FA 신청을 했다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LG 내야수 서건창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1년 더 재수를 택한 서건창이지만 상황이 더 나빠졌다. 올 시즌 77경기 타율 2할2푼4리 2홈런 18타점 출루율 2할9푼9리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A등급으로 보상 규모도 크다 보니 현실적으로 이적 가능성이 낮다. 넥센(현 키움) 시절 함께했던 염경엽 신임 LG 감독이 내년 주전 2루수 후보로 기대하고 있어 ‘FA 삼수’에 무게가 실리지만 만 33세로 1살 더 먹는 나이가 부담이다.
NC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도 난감한 상황.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NC로 트레이드됐지만 11경기(6⅓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14.21로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5월 중순 2군으로 내려간 뒤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팔꿈치 통증이 겹쳐 2군 퓨처스리그에서도 6월초 등판이 마지막. A등급으로 보상도 만만치 않아 FA 신청을 해도 다른 팀들이 관심을 갖기 어렵다.
삼성 외야수 김헌곤의 상황도 상당히 어렵다. 올해 주장을 맡고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80경기 타율 1할9푼2리 1홈런 20타점 OPS .465로 바닥을 쳤다. 리그 역대 4번째로 긴 43타석 연속 무안타로 지독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고, 반등 없이 그대로 시즌이 끝났다. 올 겨울 FA 외야수 자원이 부족하지만 B등급이라 FA 신청이 부담스럽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나란히 제외된 키움 투수 한현희와 정찬헌도 FA 신청이 고민될 만하다. 투수 최대어로 꼽혔던 한현희이지만 올해 21경기 6승4패 평균자책점 4.75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A등급이라 보상도 부담된다. B등급인 정찬헌도 20경기 5승6패 평균자책점 5.36으로 성적만 보면 매력적이지 않다.
또 다른 투수 자원인 NC 이재학(26경기 3승8패 4.75), LG 임찬규(23경기 6승11패 5.04)도 커리어 로우까진 아니지만 FA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기 어려운 성적이다. 나란히 B등급이라는 점도 FA 행사에 있어 걸림돌이다. 보상 부담이 없는 C등급 투수 이태양(SSG)에 비해 큰 메리트가 없다.
4년 전 1차 FA 때 4년 69억원 대박을 터뜨렸던 SSG 포수 이재원도 2차 FA는 완전히 반대 처지가 됐다. 계약 기간 내내 기대에 못 미친 이재원은 올해도 105경기 타율 2할1리 4홈런 28타점 OPS .574에 그쳤다. 도루 저지율(9.8%)도 바닥이었다. B등급이라 적잖은 보상까지 따른다. 올 겨울 FA 시장에 포수 자원이 차고 친다는 점도 FA 신청을 주저하게 하는 요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