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을 앞두고 큰 변수가 생겼다. 샐러리캡이다.
KBO는 14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되는 샐러리캡을 발표했다. 이 기간 KBO리그 각 구단의 샐러리캡은 총 114억 2638만원이다. 이 금액을 초과하면 제재금을 받고, 2~3회 연속 초과하면 신인 지명권도 뒤로 밀린다.
선수단 연봉이 높은 구단은 자금 여유가 있어도 FA 영입에 제한적일 수 있다. 또는 팀내 FA 선수가 많을 경우에는 샐러리캡에 여유가 없다면 모두 붙잡지 못할 수도 있다.
LG 트윈스는 유강남, 채은성, 김진성, 임찬규, 서건창 등 5명이 FA 자격을 취득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모두 필요한 자원들, 특히 포수 유강남과 1루수 채은성은 팀의 주축 선수다. 두 선수를 놓친다면 내년 시즌 우승을 위해 염경엽 신임 감독을 영입한 LG의 목표에 차질이 생긴다.
LG는 올해 상위 40인 연봉 총액이 105억 3200만원, 내년 샐러리캡 상한액 114억 2199만원에 9억 정도 여유가 있다.
시즌 후 방출된 차우찬(3억)과 이상호(8500만원), 퓨처스 FA로 팀을 떠나는 이형종(1억 2000만원)의 연봉으로 5억원이 빠진다.
지난해 FA 계약을 한 김현수는 4년간 연봉 총액 40억원 중에서 올해 15억원을 받았다. 내년부터 3년간 25억원을 나눠 받는다. 매년 평균 8억원 정도다. 내년 연봉은 올해보다 7억원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유분 9억원과 줄어든 연봉 12억원을 합치면 21억원이다. 유강남(2억 7000만원)과 채은성(2억 8000만원)과 FA 계약을 한다면, 그들의 올해 연봉도 빼고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 총 26억원 정도 여유분이 생긴다. 그러나 이로는 부족하다.
유강남, 채은성, 임찬규, 김진성, 서건창을 모두 잡는다면 연 평균 20억원 이상은 무조건 넘어간다.
LG의 연봉 상위 40인 총액을 보면, 2021년 94억 9697만원에서 올해 105억 3200만원으로 10억원 가량 늘어났다. 내부 FA 김현수는 이전 계약(4년 115억원→6년 115억원)보다 줄었지만, 외부 FA 박해민(연평균 15억원)의 몸값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유강남, 채은성 두 명과 4년 60억~70억원 규모로 계약을 한다해도 30억원 이상은 플러스 된다. 김진성, 임찬규, 서건창과도 계약하면 올해 연봉보다는 늘어날 것이다.
차명석 단장은 “샐러리캡을 넘기는 한이 있더라도 잡으려고 한다. 그런데 (선수들이) 너무 많이 부르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라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FA 계약을 하면서 1~2년차 보다 3~4년차에 많은 연봉을 주는 게 샐러리캡을 고려해야 하는 구단 처지에서는 조금 유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내년 FA가 되는 오지환, 내후년 고우석 등 팀내 굵직한 선수와 FA 계약이 차례차례 있다.
그리고 만약 내년에도 우승을 못한다면 외부 FA를 영입하거나, 유망주를 주고 네임드 선수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해야 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무작정 후반부로 연봉을 넘겼다가는 스노우볼이 될 수도 있다.
결국 LG가 유강남, 채은성 두 선수를 모두 붙잡는다면, 샐러리캡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차 단장은 “그럴 각오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샐러리캡을 초과해 계약하는 경우,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2회 연속하여 초과 시는 초과분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납부해야 하며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3회 연속하여 초과 시에는 초과분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을 납부해야하고 다음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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