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코너 야수를 키워라.
KIA 타이거즈가 2017년 통산 11번째로 우승할 당시 타선은 강력했다. 시즌 팀 타율이 3할2리에 올랐으니 굳이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없다. 3할 타자만 7명이었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의 동반 20승 투수도 핵타선이 만들어 준 측면도 있다.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우승의 주역들은 하나 둘씩 팀을 떠나거나 은퇴하고 있다. 나지완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2017년 우승 선발라인업에서 최형우와 김선빈이 남았다. 이명기와 김민식은 각각 NC와 SSG로 트레이드됐다. 안치홍은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한 지 3년이 됐다.
당시 KIA의 코너 야수들은 강력했다. 1루에 김주찬, 3루에 이범호, 좌익수 최형우, 우익수 이명기가 자리했다. 모두 OPS로 따지면 김주찬 0.827, 이범호 0.853, 최형우 0.916를 기록했다. 이명기 0.783. 이명기는 장타율이 4할이 넘었다. 평균 0.800이 넘는 코너 야수들이었다. 나지완은 2020년 좌익수로 뛰면서 O.836을 기록했다.
2022시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들은 없다. 이범호와 김주찬, 나지완이 은퇴했고 최형우는 2021시즌부터 지명타자로 이동했다. 그래서 코너 야수 자리는 그때에 비하면 눈에 띠게 약해졌다. 2022시즌 코너 야수는 1루수 황대인, 3루수 류지혁(김도영), 좌익수 이창진, 우익수 나성범으로 꾸렸다.
나성범을 제외하고 3할타자는 없었다. OPS .800을 넘은 선수도 나성범(.910) 뿐이다. 이창진은 0.776, 류지혁은 0.715, 황대인은 0.716을 기록했다. 세 선수는 타율도 높아졌고, 안타수도 약진을 했다. 황대인은 풀타임으로 뛰면서 14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상대에게 장타로 압도감을 주는 코너 야수들이 아니었다. 나성범을 FA 시장에서 영입한 이유이다.
KIA는 최근 한화와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 우타거포 변우혁을 영입했다. 1군 한승혁과 유망주 장지수 투수 2명을 건네는 출혈을 감수했다. OPS가 0.800이 넘는 3루와 1루수 대포로 키우기 위한 목적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주전 1루수 황대인을 자극하고, 류지혁, 김도영과 함께 3루 경쟁까지 촉발실 수 있는 자원이다.
내년 변우혁에게는 당장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2군에 보내려고 트레이드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에 앞서 작년 SSG에서 우타거포 임석진을 보강했다. 신인 가운데는 고졸 정해원이 돋보인다. 파워 야수들을 향한 확실한 방향성은 정했다. 이제는 얼마나 빨리 효율적으로 파워 있는 힘있는 코너 야수들을 정착시키느냐가 숙제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