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이 곧 시작된다. 아니 벌써 물밑으로 진행 중이다.
KBO는 13일 2023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총 40명이다. FA 등급 별로는 A등급 11명, B등급 14명, C등급 15명이다. 은퇴, 다년 계약을 빼면 실질적으로는 31명이다.
이번 FA 시장의 화두는 포수다. 양의지, 박동원, 유강남, 박세혁, 이재원 등 각 팀의 주전 포수들이 동시에 FA 자격(또는 재취득)을 얻는다.
그런데 벌써부터 몇몇 주요 선수들의 행선지는 루머로 떠돌고 있다. 포수 영입 의지를 밝힌 롯데, 외부 FA 영입을 내비친 한화의 투자 의지가 분명하다.
롯데는 이대호 은퇴 등으로 선수단 연봉을 슬림화 했고, 포수와 내야수 등 부족한 포지션에서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 ‘0’였던 한화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로 마쳤다. 이번에는 외부 FA를 영입하겠다는 의지다.
롯데는 포수 중에서 유강남과 연결되고 있다. 롯데는 2018년 강민호가 삼성으로 FA 이적하면서 5년째 주전 포수 공백을 겪고 있다. 포수 자원이 많이 나온 올 겨울에 포수 FA 영입이 적기다. 젊은 유강남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루머다.
한화는 선수층이 얕아 어느 FA를 영입하든 전력 보강 효과를 볼 수 있다. 외야수, 1루수, 선발, 불펜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지난 겨울부터 가장 절실했던 포지션은 장타력을 지닌 외야수가 1순위다. 외야수에서 올해 1루수로 컨버전한 채은성이 딱이다.
차명석 LG 단장은 “유강남은 롯데로 가고, 채은성은 한화로 간다는 소문이 다 퍼졌더라. 이거 다 탬퍼링 아닌가”라고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어 “단장들의 통화 기록을 다 내놔야 하지 않나”라고 농담 섞인 하소연을 했다. 올해 FA 시장은 그만큼 치열하다.
LG는 채은성, 유강남, 임찬규, 김진성, 서건창 5명이 FA 자격 대상자들이다. 채은성과 유강남은 LG가 반드시 붙잡아야 할 선수들이다.
유강남(30)은 포수 FA들 중에서 가장 어리다. 또한 가장 튼튼하다. 최근 5년 연속 130경기 이상 출장하고 있다. 수비 이닝도 올해 1008⅓이닝으로 가장 많이 출장했다. 2018년 952이닝, 2019년 968⅓ 이닝, 2020년 1009⅔이닝, 2021년 961이닝까지. 최근 5년 연속 950이닝 이상 포수 마스크를 썼다.
유강남은 올해 타율 2할5푼5리 8홈런 47타점 OPS .677을 기록했다. 5년 연속 두 자리 숫자 홈런을 기록하다가 올해 실패했다. 2018년 타율 2할9푼6리 19홈런 OPS .860을 기록한 뒤로 매년 공격력은 하락세이지만 경험치가 쌓인 타격에서 반등 여지는 있다.
채은성은 올 시즌 타율 2할9푼6리 12홈런 83타점 OPS .791을 기록했다. 4번타자로 뛰면서 OPS와 홈런 숫자는 조금 아쉽지만, 낯선 1루수로 적응하면서 넓은 잠실구장에서 보여준 공격력을 감안하면 괜찮은 수치다.
채은성은 우타 중장거리 타자로 좌타자들이 많은 LG에서 중심타자다. 유강남은 주전 포수, 만약 유강남이 LG를 떠난다면 FA 시장에서 포수를 데려와야 한다. LG는 그동안 필요한 팀내 FA는 반드시 붙잡아 왔다. 타팀과의 경쟁에서 지켜냈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지킨다는 방침이다.
한편 2023년 FA 자격 선수는 공시 후 2일 이내인 15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KBO는 신청 마감 다음 날인 16일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들을 FA 승인 선수로 공시할 예정이다.
FA 승인 선수는 공시 다음날인 17일부터 모든 구단(해외 구단 포함)과 선수계약을 위한 교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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