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삼성 라이온즈의 마무리 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 보조구장.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박진만 감독이 펑고 배트를 잡았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악명(?)이 높은 박진만 감독이 나타나자 내야진은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태훈, 김지찬, 이재현, 조민성이 주요 대상. 이들은 박진만 감독의 수비 훈련에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자로 저었다. 박진만 감독은 “가볍게 20개만 하자. 금방 끝난다”고 펑고 훈련을 시작했다.
선수들은 좌우로 살짝 빠지는 강한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다. 선수들의 입에서 악’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한 선수는 너무 힘든 나머지 “아~ 잠깐만”이라고 외치기도.
모 선수는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자 동료들은 “오키나와 인어 공주냐”고 핀잔을 줬다. 박진만 감독은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둔 선수들에게 ‘느린 정면 타구’라는 당근책을 펼쳤다. 이를 지켜보던 선수들은 “이야, 역시 사랑받네”라고 부러워했다.
박진만 감독의 펑고 훈련을 받은 선수들의 유니폼은 흙투성이가 됐다.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박진만 감독은 “선수들은 급할 때 자기 버릇이 나온다. 위기 상황에서도 실수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수비하기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힘들지만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금의 노력이 도움이 됐다는 걸 반드시 느낄 거다. 젊은 선수들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