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벤치 분위기를 가장 중요시 여긴다. 8월 1군 감독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9월 이후 승률 1위(0.621)를 기록하는 등 팀을 확 바꿔 놓았다.
그는 “지고 있어도 벤치 분위기만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꼭 역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분위기가 사느냐 죽느냐에 따라 경기 승패도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이병규 수석 코치를 영입한 이유도 같은 이유에서다.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박진만 감독은 이병규 수석 코치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있는데 제일 큰 건 침체된 벤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질롱 코리아 유튜브를 통해 알 수 있듯 벤치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선수들을 계속 격려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는 조용하고 묵묵한 편이지만 이병규 수석 코치는 벤치에서 계속 선수들을 격려하고 저와는 다른 편이다. 제가 못하는 부분을 수석 코치가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삼성에서 하는 건 처음이지만 선수들과 관계가 좋고 우리 코칭스태프와도 친분이 두터워 잘 융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규 코치는 1군 통산 174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1리(6571타수 2043안타) 161홈런 972타점 992득점 147도루를 기록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1997년 데뷔 첫 해부터 전 경기에 출장해 신인상과 골든글러브를 모두 석권하며 레전드로서의 발걸음을 시작했다. 천부적인 타격 재능으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연속 리그 최다 안타 1위에 오르는 등 ‘타격의 달인’으로 불렸다.
특히 1999년에는 국내 구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는 선수 중 유일하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며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2013년 역대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와 역대 최고령 타율상도 수상했다.
더불어 리그 최다인 10연타석 연속 안타를 달성하는 등 타석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무려 7번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활약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병규 수석 코치의 타격 지도 능력을 기대했다. 그는 “타격 지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병규 수석 코치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가 선수들의 멘탈을 잘 잡아준다는 점이다. 선수들이 지쳐 있을 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