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가 ‘홈런왕’ 애런 저지(30) 잔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구단주까지 등판해서 저지 잔류의 총력전을 선언했다.
뉴욕 양키스의 구단주 할 스타인브레너는 최근, 양키스 자체 방송국인 YES네트워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저지와의 협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YES네트워크의 SNS 계정에 올라온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와의 인터뷰를 발췌한 영상이 올라왔고 진심을 확인했다.
스타인브레너는 “포스틓시즌이 끝나고 저지와 한 번 이상 대화를 나눴다. 긍정적인 얘기들이 오갔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나는 저지에게 ‘우리 팀의 유니폼을 계속 입는 게 소원이다’라는 마음을 분명히 전했다. 저지는 우리 구단에 큰 의미가 있는 선수다. 우리는 저지 잔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양키스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저지와 이미 올 시즌을 앞두고 연장 계약 협상을 진행했다. 양키스는 당시 7년 2억1350만 달러(약 2816억 원)의 연장 계약 제안을 했다. 하지만 저지는 이를 거부했고 시즌 도중 협상은 없었다.
당시에는 양키스의 제안을 거부한 저지의 눈높이가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의문도 있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이러한 비판과 의문은 쏙 들어갔다. 저지는 올해 정규시즌 157경기 출장해 타율 3할1푼1리(570타수 177안타) 62홈런 131타점 133득점 출루율 .425 장타율 .686 OPS 1.111의 초특급 성적을 남겼다. 1961년 양키스의 레전드 로저 매리스가 기록한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61홈런) 기록을 61년 만에 갈아치우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팬그래프(11.4), 베이스볼-레퍼런스(10.6) 등 통계사이트에서 측정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WAR)은 모두 1위였다. 올 시즌 저지를 능가할 선수는 없었고 가장 강력한 MVP 후보다.
이제는 양키스의 아이콘을 넘어서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2억 달러 계약 제안은 우스울 정도가 됐다. 3억 달러가 협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예상이다. 하지만 양키스는 저지의 몸값 폭등에도 ‘대체불가’ 존재로 여기면서 여전히 잔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야구적인 측면에서는 홈런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클럽하우스 내에서도 리더십을 보여줬다. 현지에서는 “데릭 지터 이후 뉴욕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라고 말할 정도로 저지의 인기는 대단하다.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저지는 양키스가 놓치면 안되는 선수가 됐다. 그렇기에 구단주까지 직접 등판해서 잔류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
MLB.com은 ‘현재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고 있는 단장 회의에서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저지의 에이전트인 페이지 오들과 접촉했다고 한다. 애런 분 감독 역시 시즌이 끝나고 저지와 몇 차례 문자를 주고 받았다고 한다. 분 감독은 여전히 양키스 복귀에 희망적’이라고 설명했다.
분 감독은 “나는 저지를 사랑한다. 5년 동안 함께 하면서 선수, 리더, 남편 등 저지의 모든 면을 재밌게 지켜봤다. 그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메이저리그 선수로서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는 것은 재밌었다”라면서 “저지는 뉴욕에서 사랑받고 있고 저지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저지도 뉴욕과 팬들을 좋아한다”라고 설명했다.
저지 역시 최근 MLB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항상 팀 동료들에게 돌아가고 싶다. 그들은 시즌 내내 생사를 함께한 동료들이다. 매일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자극해 준 사람들이었다. 그 동료들이 없었다면 나는 분명히 이 위치에 없었을 것이고 올 시즌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양키스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피력했다.
저지와 양키스 사이의 유대감은 형성됐다. 하지만 결국 유대감을 마지막에 이어주는 것은 ‘돈’이다. 과연 양키스는 뿌리칠 수 없을 정도의 제안으로 저지를 눌러 앉힐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