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많이 슬펐다.”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최지만(31)의 짐 가방은 여전히 탬파베이 레이스 로고가 붙어있었다. 귀국 전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된 최지만은 새 구단으로부터 장비를 지급받을 시간이 없었다.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최지만은 “어제 운동을 하고 있다 전화가 와서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어느 정도 (트레이드를) 생각해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내년에 연봉조정 신청자격 3년차로 올해 320만 달러에서 내년 450만 달러로 대폭적인 연봉 인상이 예상되는 최지만을 ‘스몰 마켓’ 탬파베이가 감당하기 어려웠다. 논텐더로 풀리기 전에 트레이드할 것이라는 루머가 파다했다.
예상대로 귀국 전날 최지만은 마이너리그 투수 잭 하트맨과 트레이드를 통해 피츠버그로 옮겼다. 예견된 트레이드이고,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막상 현실이 되자 최지만의 감정도 요동쳤다.
최지만은 “탬파베이는 가족 같은 팀이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게,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팀이라 애정이 있다”며 “많이 슬펐다. 트레이드되고 나서 (케빈 캐시) 감독님이랑 통화하면서 눈시울이 조금 붉어졌다. 감독님이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시애틀 매리너스,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거쳐 지난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데뷔한 최지만은 2017년 뉴욕 양키스, 2018년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쳤지만 마이너를 오가는 불안정한 신세였다. 하지만 2018년 6월11일 탬파베이로의 트레이드가 전환점이 됐다.
탬파베이 이적 후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한 최지만은 2019년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127경기 타율 2할6푼1리 19홈런 63타점 OPS .822로 활약했다.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에는 한국인 타자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그해 포스트시즌에서 홈런 2개를 터뜨리며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다.
지난해와 올해도 2년 연속 11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선수들이나 코치진과 관계도 좋았고, 남다른 쇼맨십으로 현지 팬들의 사랑도 듬뿍 받았다.
4년 반의 시간을 뒤로 하고 탬파베이를 떠나게 됐지만 최지만의 마음 속에 잊을 수 없는 팀이 됐다. 그는 “항상 감사한 팀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든 프런트까지 나를 이렇게 만들어줬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탬파베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최지만은 “월드시리즈도 있지만 끝내기 홈런을 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봤다. 최지만의 끝내기 홈런은 두 번 있었다. 2018년 9월1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4-5로 뒤진 9회 브래드 핸드에게 우월 투런포를 쳤고, 2019년 9월25일 뉴욕 양키스전에선 1-1 동점으로 맞선 연장 12회 코리 기어린 상대로 우측 라인드라이브 홈런으로 끝내기 솔로포를 쳤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