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라인의 일원이 되겠다".
KIA 타이거즈 우완 김재열(26)은 의지가 굳세다. 2014년 고향팀 롯데의 2차 7라운드에 뽑혔으나 군복무 도중 방출되었다. 포기하지 않고 사회인 야구팀에서 뛰었다. 유튜브를 통해 140km 후반의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KIA에서 제의를 받아 입단했다. 2020년 1군 데뷔에 성공해 14경기에 뛰었다. 2021년은 24경기에서 패전 추격조로 뛰었다. 프로 첫 승도 올렸다.
실가동 3년째인 2022년은 수확이 더욱 컸다. 47경기에서 43이닝을 소화했다. 1승1패1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6.07를 기록했다. 입단 9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이다. 8월에는 필승조가 무너지자 대신 필승조 노릇도 했다. 5강 공신이었다. 구속이 150km까지 나왔다. 불굴의 노력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더 멋지다.
지난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재열은 "필승조까지 많은 경험을 했다.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이겨내는 과정도 있었고 못 이겨내는 과정도 있었다. 이것을 바탕으로 내년에 또 잘 준비하겠다. 어떻게 싸워고, 보완점까지 데이터가 나왔다. 그래서 정말 중요했던 시즌이었다"고 2022시즌을 자평했다.
8월 ERA 2.45의 맹활약 비결은 책임감이었다. 필승조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이 부상으로 한꺼번에 빠진 것이 자극이 되었다. "책임감이 컸다. 항상 패전 추격조를 나가다 필승조 공백을 메워야 되는 상황이었다. 팀에서는 나를 믿어주었다. 그런 책임감에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150km까지 스피드업을 이루었고, 커브와 스플리터도 완성도를 높였다. 필승조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부담없이 던지니 신기하게 150km가 넘었다. 작년까지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떨어지는 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포크는 연습도 몇 번 안했다. 직구 타이밍에 변화만 일어나면 좋다고 던져보자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9월에는 경험부족과 피로 관리 루틴이 없어 부진했다. 그래서 겨우내 보강할 것도 많다. "피로할 때 관리하는 방법이나 기술적인 부분도 있다. 특히 주자 있는 상황에서 많이 안좋았다. 견제나 퀵모션 등 많이 보고 공부하고 있다. 구종은 추가하지 않는다. 대신 볼배합과 피칭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폼 때문에 스태미너가 떨어지는 것도 보완하고 싶다. 하체 강화 등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목표로 확실하게 정했다. J라인에 들어가는 것이다. "3년 동안 수확도 있었지만 이제 1군에 자리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진짜 승부이다. 내년에는 구체적으로는 홀드 20개, 2~3점대 방어율을 하고 싶다. 기존 필승조 4명(좌완 이준영 포함)이 구축되어 있다. 모두 J라인이다. 나도 이름에 J가 있다. 그 J라인에 들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응원해주신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했다. "내 스토리 때문인지 팬들이 좋아해주신다. 진짜 응원해주시고 사사로운 것까지 다 신경 써주신다. 혼자 있으면 외로운데 그래서 힘이 많이 난다. 경기에서 박살날 때는 팬들에게 더욱 사인을 많이 해드린다. 그러면서 좋은 기운을 받고 있다. 그날 안 좋은 기분들도 없어진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재열은 곧 품절남이 된다. 오는 12월 3일 고향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김재열은 신부에 대해 "참 좋은 사람이다. 부산에서 댄서 활동하면서 학원도 하고 있다. KIA에 입단하기 전부터 교제를 했다. 서로 일이 있어 결혼하면 떨어져 있는다. 내가 왔다갔다 해야한다"며 웃었다. 사랑하는 아내는 그에게 또 하나의 힘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