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위 최고 승률 사령탑이 LG의 오랜 숙원을 풀 해결사로 영입됐다.
LG 트윈스는 2022시즌 87승 2무 55패, 승률 6할1푼3리를 기록했다. LG 역대 최다승 기록이고, 6할이 넘는 높은 승률이었지만 정규 시즌 2위였다. 예년 같았으면 정규 시즌 우승도 충분했을 승률이지만, SSG 랜더스(88승 4무 52패)가 위에 있었다.
LG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고, 류지현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LG는 염경엽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넥센과 SK에서 감독 경력을 쌓은 염 감독은 ‘2위’에 대한 아픔이 있다. 역대 2위 최고 승률 1위와 2위를 염 감독이 기록했다.
2014년 넥센 감독 시절 78승 2무 48패(승률 .619)를 기록했는데, 삼성이 78승 3무 47패(승률 .624)였다. 0.5경기 차이로 밀려 정규 시즌 2위로 마쳤다.
2019년 SK 사령탑 때는 88승 1무 57패(승률 .615)를 기록, 두산과 똑같은 승패(88승 1무 57패)을 기록했지만 맞대결 성적에서 열세로 정규 시즌 2위로 밀려났다. (2020시즌부터 정규 시즌 승률 1위가 두 팀일 경우는 타이브레이커를 실시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2020시즌이 끝나고 SK 감독에서 물러난 그는 2년 동안 미국 메이저리그 연수와 해설위원, KBO 기술위원장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며 공부해 왔다.
염 감독은 LG 사령탑으로 복귀한 것을 두고 “기분이 새롭다. 마음이 설레더라”며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야구 32년을 다시 정리하고, 어떤 것들이 잘 됐고, 잘 못 돼서 실패를 했고, 포스트시즌에 왜 약했을까 생각도 했다.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을 보면서 이런 것도 있구나, 이런 것은 과감하지 못했구나, 망설임이 많았구나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야인으로 보낸 2년의 시간과 경험으로 리더십을 다시 돌아봤다. 염 감독은 “리더십에서 바뀌어야 한다. 나부터 좀 더 밝아지고, 선수들이 야구장에 나오는 것을 즐거워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고 싶은 것이 첫 번째 목표다”라며 “감독을 처음 시작했을 때 그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성공을 하면서 욕심이 생기니까. 내가 똑같은 리더십이라고 하지만 초조함이 보이게 된다. 욕심을 부리하면 한정된 선수만 쓰게 되는 경우도 있고. 리더십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LG가 염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김인석 대표이사는 염 감독을 만나 감독을 제안하면서 “한국시리즈와 우승이 목표다”라고 언급했다.
염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LG는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8년째 무관이다. 그는 “LG 감독을 맡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복귀하게 된 것이니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 마지막 기회를 잘 살리고 싶다”며 “내 개인을 떠나서 목표가 다 똑같잖아요. 팀도, 나도, 팬분들도 똑같다. 팬들이 생각하는 성적을 올려서 팬들한테 인정받는 감독이 가장 행복한 감독이잖아요. 그런 감독이 되고 싶은 게 내 꿈이다”고 말했다.
그는 배수진의 각오로 ‘독이 든 성배’ LG 감독 자리를 맡았다. 염 감독은 “실패하면 이제 감독으로는 은퇴해야죠. 내가 내 자존심상 안 할 것 같다. 아무리 어디서 기회를 다시 준다고 해도. 정말 즐겁게 잘 해서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기한도 정했다. 염 감독은 “또 실패를 반복한다는 건 내가 능력이 없는 것이고 실력이 없는 것이니까. 주어진 3년이지만 2년 안에 뭔가를 해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2년 내에 한국시리즈 우승 목표를 밝혔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