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가 제일 부족하다.”
수 년 째 LG 트윈스의 취약 포지션은 ‘2루수’였다. 그런데 염경엽 신임 LG 감독은 오히려 ‘유격수’를 걱정했다.
염경엽 감독은 ‘LG는 외야는 자원이 많고, 내야 특정 포지션은 애매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제일 부족한 부분이 유격수다”라며 “(오)지환이의 어떤 휴식을 줄 수 있는 공간이 적다. 지환이의 수비 이닝수가 너무 많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에버리지가 떨어지는 경우도 분명히있다. 그 대안도 찾을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서 해결하려 했던 2루수가 아닌 유격수를 언급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커리어 하이 성적을 기록했다. 14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9리, 25홈런 87타점 75득점 20도루 OPS .827을 기록했다. 데뷔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고, 개인 최다 홈럼이었다.
염 감독이 지적한 수비이닝은 부담스런 숫자였다. 오지환은 올해 1167이닝을 수비했다. KBO리그 유격수 중에서는 SSG 박성한(1176이닝)에 이어 2위다.
오지환이 쉴 때 이영빈이 23경기 62이닝, 손호영이 13경기 37이닝, 이상호가 9경기 16이닝, 외국인 선수 가르시아 2경기 6이닝을 뛰었다.
오지환은 최근 5년간 수비이닝에서 평균 1100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 1060⅔이닝, 2020년 1142이닝, 2019년 1101이닝, 2018년 1198이닝을 뛰었다.
리그 최고 유격수 수비를 자랑하지만, 수비 부담이 공격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자신의 딱 맞은 배트 스타일을 찾으면서 장타력이 비약적으로 늘어났지만, 정확도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지환이 내년 시즌에는 유격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출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염 감독은 “전체적으로 지명타자 자리를 휴식 공간으로 많이 활용을 할 것이다. 그게 내 스타일이다. 1년 동안 하면서 체력 안배가 되어야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계속 찍을 수 있다. 넥센 때 했던 부분들이다. 4년 있는 동안 선수들이 모두 매년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체력 안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강정호가 처음에 2할8푼을 치다가 3할4푼을 치고 미국을 갔다. 5~6월부터 체력 안배에 들어가면서 한 달 정도 있던 슬럼프가 사라졌다”고 언급했다.
백업 유격수로는 손호영이 기대된다. 이영빈은 상무야구단에 지원,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상호는 시즌 후 방출됐다. 해외 유턴파로 2020년에 LG에 입단한 손호영은 올해 데뷔 첫 홈런을 치는 등 뭔가 보여주려다 부상으로 좌절했다.
손호영은 6~7월 2루수와 유격수로 출장 기회가 늘었으나 7월말 오른손 중수골 골절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됐다. 36경기에서 타율 2할5푼7리(74타수 19안타) 3홈런 14타점 13득점 OPS .741을 기록했다. 수비도 안정적인 편이다.
손호영은 부상에서 회복돼 마무리 캠프에 참가 중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