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서 방출된 투수 진명호(33)가 은퇴한다.
진명호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현역 은퇴를 알렸다. 지난달 19일 롯데 구단으로부터 내년 시즌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뒤 자유의 몸이 됐지만 현역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9년 롯데 입단 후 올해까지 14년간 롯데에서 뛰었는데 원클럽맨으로 유니폼을 벗는다.
SNS에 팬들에게 받은 편지를 사진으로 올린 진명호는 “그 어떤 선물보다 편지가 제게는 정말 소중한 선물이었다. 다른 선물들도 집에 전부 소중히 간직 중이다”며 “14~15년 정말 긴 시간을 부산에서 보냈고, 소중한 저희 가족도 얻은 곳이다”고 팬들에 고마움을 전하며 제2의 고향이 된 부산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크게 노력과 타고남,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저는 100% 노력형이었고, 노력으로만 전부 되지 않았기에 상심도 많았다. 야구 선수로서 힘들다는 어깨 수술도 하고, 힘들게 복귀도 해봤기에 후회는 없다. 힘드니까 인생이고, 힘내야 사는 게 인생이기에 야구 선수 진명호로서 그냥 열심히 산 것 같다”고 프로 생활을 돌아봤다.
은퇴를 결정한 지는 오래 됐다. 진명호는 “제게 부산, 롯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선수를 하는 건 절대 의미가 없다. 은퇴를 결정한 건 오래 됐지만 제 거취가 정해지지 않아 팬 분들에게 감사 인사가 늦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글을 쓰면서 많은 팬 분들의 이름, 얼굴이 생각나는데 그동안 저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리고 야구 못해 죄송하다”며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때는 정말 환하게 웃을 수 있길”이라고 글을 끝맺었다.
순천 효천고 출신 우완 투수 진명호는 지난 2009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롯데에 상위 지명됐다. 올해까지 1군에서 10시즌 통산 271경기에 등판, 325⅓이닝을 던지며 13승14패1세이브24홀드 평균자책점 4.84 탈삼진 297개를 기록했다.
2018~2019년 2년 연속 60경기 9홀드를 기록하며 롯데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특히 2019년 3승2패9홀드 평균자책점 3.41로 개인 최고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에는 16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