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한승혁을 좋아했다.”
KIA 우완 투수 한승혁(29)이 한화에서 새출발한다. 10일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장지수(22)와 함께 내야수 변우혁(22)의 반대 급부가 돼 광주에서 대전으로 터전을 옮긴다. 지난달 13일 선임된 손혁 한화 단장의 부임 첫 트레이드이기도 하다.
손혁 단장은 “예전부터 한승혁을 좋아했다. 충분히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트레이드를 결정했다”며 “150km 강속구를 던지고,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선수다. 투수 뎁스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투수 출신으로 넥센과 SK에서 명코치로 인정받으며 키움 감독까지 맡았던 손 단장은 그동안 한승혁과 같은 팀에서 한 적이 없다. 상대 팀에서 멀리서나마 한승혁을 보며 그가 갖고 있는 능력과 가능성을 탐냈고, 한화 단장이 된 뒤 1호 트레이드를 통해 드디어 한 팀이 됐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1년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KIA에 지명된 한승혁은 최고 158km까지 던진 파이어볼러. 그러나 불안한 제구력과 기복으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올해까지 1군 9시즌 통산 228경기(411⅓이닝) 18승24패2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5.84 탈삼진 357개.
올 시즌에도 24경기(16선발) 80⅓이닝을 던지며 4승3패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했다. 시즌 첫 6경기에선 2승 평균자책점 2.52로 활약했지만 이후 페이스가 꺾이면서 후반기에는 구원으로 보직 전환했다.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잠재력이지만 내년이면 만 30세, 새로운 환경에서 도약을 꿈꾸게 됐다.
단순히 한승혁에 대한 호감 때문에 트레이드를 한 것은 아니다. 손 단장은 “우리 팀에는 어린 선발투수들이 많다. 문동주와 남지민은 좋은 유망주들이지만 언제 어디서든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내년 시즌 둘이 15경기씩, 합쳐서 30번의 선발등판을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미니멈으로 잡고 관리를 하려 한다”며 “올해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불펜까지 갈수록 힘든 시즌이었다. 투구의 질이 떨어지다 보니 오래 서있었던 수비수들의 체력, 집중력도 떨어졌다.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면 투수 뎁스 보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한승혁과 함께 또 한 명의 투수 장지수에게도 기를 건다. 성남고 출신으로 지난 2019년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상위 지명된 장지수는 1군 3시즌 통산 2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했다. 올해는 2군 퓨처스리그에서 34경기 모두 구원등판, 2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을 냈다.
손 단장은 “장지수는 어린 선수로 상무에서 군복무도 마쳤다”며 “우리 팀 김종수처럼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투수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올해는 구원으로만 던졌고, 불펜이 조금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 팀에 와서 봐야 한다. 여러 수치를 보고 (향후 방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트레이드 카드로 쓴 변우혁도 22세 군필 선수라는 점에서 떠나 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노시환, 김인환, 정민규, 김태연, 이성곤 등 1루와 3루 포지션에서 팀 내 대안이 충분히 있다. 손 단장은 “군대도 갔다 오고, 좋은 선수이지만 우리 팀에서 기회를 많이 못 받았다. (KIA에서) 기회를 받아 성장을 잘했으면 좋겠다”며 “변우혁을 보내 건 아쉽지만 좋은 투수 2명을 받았으니 좋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