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SSG와 삼성은 비FA 선수들과 다년 계약을 실시했다. FA를 앞둔 선수들을 미리 붙잡고, 샐러리캡 시행을 앞두고 미리 팀 연봉을 낮추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비FA 다년 계약에 회의적이었다. FA를 앞둔 팀내 선수들이 많았지만, FA 자격을 갖추고 나서 합당하게 계약을 하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올 겨울 LG 구단도 비FA 다년 계약이 나올 수도 있다. 퓨처스리그 FA 자격을 얻는 이형종의 거취를 두고 다년 계약을 고려해 볼 만하다.
이형종은 올 시즌 등록일수가 55일에 그치면서, 60일 이하 시즌이 7번째 시즌이 됐다. 지난해 만들어진 퓨처스리그 FA 제도의 자격을 충족시키게 됐다. 시즌 막판 1군에 올라오는 바람에 등록일수가 모자랐다.
이형종은 LG에 남고 싶어한다. 그는 “지금까지 LG에서 뛰어온 시간이 너무 많기에 내 마음은 어쨌든 우선권이 LG라고 생각하고 있다. LG에 워낙 오래 있었고, LG를 그만큼 좋아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 팀에서 고참이 됐고, 어느 정도 팀이랑 좀 얘기를 하면서 맞춰서 남고 싶은 생각이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형종은 팀내 외야수 뎁스에서 주전은 아니다. 올 시즌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 문성주 등이 주전으로 뛰었다. 내년에도 비슷할 전망. 우타 거포 이재원이 군 입대를 준비하면서, 우타 대타 자리가 비게 된다. 차명석 단장은 “내년에 이재원이 군대를 가면 우타 대타 자원으로 이형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두 자리 홈런을 기록한 이형종이 2~3년은 충분히 경쟁력은 있다. 1루나 외야 뎁스가 약한 한화, 키움에서는 주전 경쟁이 가능하다는 여론이다. LG 관계자도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이지만, 출장 기회를 더 많이 보장하는 팀을 찾는다면 어쩔 수 없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형종은 지난달 31일 차명석 단장과 만났다. 계속해서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형종과 협상은 한국시리즈가 끝나고서 퓨처스 FA를 신청하고서도 가능하다.
이형종은 “내 나이에 30억, 50억, 100억을 받는 선수들도 많은데 나는 연봉 1억이다(정확히는 1억 2000만원). 타자를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28살에 (타자로) 1군에 처음 올라왔는데, 그래도 후배들한테 이렇게 늦게 해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다년 계약도 하지 않나. 이제 그런 것도 가능하니까...”라고 덧붙였다.
이형종으로선 2~3년 안정적인 다년 계약이 된다면 제일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LG에 남고 싶다는 선수의 바람, 더 많은 출장 기회가 있는 팀에서 오퍼가 들어와도 거절한다면 반대 급부로 다년 계약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형종은 “용택이 형, 이병규 선배님을 보면서 자라왔다. LG에서 끝까지 뛰고 싶은 생각이 많다”고 했다. 그의 바람이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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