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FA 최대어’ 유격수 코리 시거(28)를 잡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트레이 터너(29)라는 또 다른 올스타 유격수가 대안으로 있기 때문이었다. 터너는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다저스로 오면서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겨 시거와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시거는 10년 3억2500만 달러로 FA 대박을 터뜨리며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지만 다저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유격수로 복귀한 터너가 올 시즌 160경기 타율 2할9푼8리 194안타 21홈런 100타점 OPS .809로 활약하며 시거 공백을 잘 메웠다. 다저스는 구단 역대 최다 111승을 올렸다.
이제는 터너가 FA로 풀렸다. 올 겨울 FA 시장 최대어 유격수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정작 다저스는 터너에 미온적이다. 플로리다 출신인 터너가 동부 지역 팀을 선호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진 가운데 다저스도 이별을 직감하고 있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LA타임스’를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터너가 FA 시장을 탐색하는 동안 우리도 다른 FA 유격수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터너 외에도 카를로스 코레아, 잰더 보가츠, 댄스비 스완슨 같은 특급 유격수들이 FA 시장에 대거 나왔다.
하지만 다저스는 굳이 FA 유격수에 목매지 않을 분위기. 프리드먼 사장은 “터너가 떠나도 FA 유격수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빈 럭스(25)도 주전 유격수로 활용 가능하다”며 내부 대안을 언급했다.
지난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지명된 우투좌타 럭스는 다저스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지난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올해까지 4시즌 통산 273경기 타율 2할5푼3리 226안타 18홈런 105타점 OPS .712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주전 2루수에 좌익수를 겸하며 129경기 타율 2할7푼6리 116안타 6홈런 42타점 OPS .745로 성장세를 보였다. 유격수로도 올해 9경기 31이닝, 통산 68경기(50선발) 502⅓이닝을 소화했다. 2루 수비도 다소 불안한 면이 있지만 프리드먼 사장은 럭스를 유격수 대안으로 구상하고 있다.
다저스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세대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스텐 카스텐 다저스 회장 겸 CEO는 “지난 10년간 젊은 선수들이 팀에 기여한 것처럼 이제는 다음 세대의 젊은 선수들이 파도를 칠 때다. 그들을 위한 자리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럭스가 유격수로 옮기면 2루 자리는 특급 유망주 마이클 부쉬(25)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1순위로 다저스에 뽑힌 우투좌타 내야수 부쉬는 주 포지션이 2루수로 올해 더블A를 거쳐 트리플A까지 올라왔다. 총 142경기 타율 2할7푼4리 151안타 32홈런 108타점 OPS .881로 활약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