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코치들의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계절이다. 갈수록 KBO리그의 지도자 인력 풀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능한 감독, 코치 영입 경쟁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원호(49) 한화 퓨처스 감독도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지도자 중 한 명. 프로야구 선수 출신 최초로 운동 역학 박사 학위를 받으며 피칭 연구소도 설립했던 최 감독은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지도자로 호평을 받았고, 2019년 11월 한화 퓨처스 사령탑으로 온 뒤 현장에서도 성과를 냈다.
2020년 부임 첫 해 시즌 중 1군 감독대행을 맡아 한화를 100패 위기에서 건져내며 팀을 수습했고, 2021년부터 퓨처스 감독으로 돌아가 육성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 특히 올해는 퓨처스리그 역대 최다 타이 14연승을 달리며 북부리그 1위(63승33패2무·승률 .656)로 뚜렷한 실적까지 올렸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정민철 전 단장이 계약 만료로 한화를 떠나면서 최 감독의 거취에도 관심을 모아졌다. 정 전 단장이 데려온 인사인 최 감독이 한화를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타팀에서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화에서 최 감독을 꽉 붙잡아뒀다.
한화 관계자는 “최 감독님 인기가 많다. 우리 팀에서 육성 성과를 내신 만큼 필요한 분이다. 내년에도 계속 우리 퓨처스 감독을 맡으신다”고 밝혔다. 최 감독 체제에서 육성 시스템의 연속성을 이어간다.
3년 연속 10위 꼴찌로 마치며 암흑기가 오래 가는 한화이지만 퓨처스 팀에서는 밝은 미래가 보인다. 신인 문동주가 퓨처스 팀에서 관리를 받으며 선발로 빌드업 과정을 밟은 가운데 선발 한승주, 김기중, 박준영, 이재민, 정이황, 박윤철, 구원 윤산흠, 김규연 등 젊은 투수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윤산흠은 시즌 중반 1군에 올라가 주축 불펜으로 떠올랐고, 문동주도 마지막 3경기에서 선발로 잠재력을 뽐냈다.
야수 쪽에서도 1루수 김인환을 비롯해 포수 박상언, 허인서, 내야수 정민규, 김민기, 한경빈, 외야수 유상빈, 권광민, 유로결 등이 가능성을 뽐냈다. 김인환은 5월 1군 콜업 이후 팀 내 최다 16홈런을 터뜨리며 신인왕 후보로 주목받았고, 박상언과 유상빈도 1군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투수 송윤준, 이민우, 1루수 이성곤 등 30대 고참들에게도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 젊은 선수들과 경쟁을 유도했다.
최 감독은 “작년에는 리빌딩 기조에 따라 성적보다 저연차 선수들에게 플레잉 타임을 많이 줬지만 올해는 1군 즉시 전력을 준비하면서 이기는 쪽에 포커스를 맞췄다. 지명 순위나 연령에 관계없이 제일 잘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선수들을 주의 깊게 보고 평가한 담당 코치들 의견을 많이 반영한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며 “이런 기조가 아니었으면 (28세로 나이가 있는) 김인환이나 (육성선수 출신) 유상빈은 퓨처스 경기에 많이 못 나왔을 것이다. 내년에도 같은 방향으로 이끈다. 모든 선수들, 더 잘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팀의 기준을 세우겠다. 그렇게 하면 개인과 팀 모두 더욱 성장하고 강해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