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회에서는 오타니의 강속구를 볼 수 없다?
WBC 대회를 앞두고 일본야구대표팀이 고민에 빠져있다. 참가 의사를 밝힌 오타니 쇼헤이의 기용법이다. 투수와 타자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오타니의 참가는 일본대표팀에게는 천군만마이다.
올해 오타니는 투수 규정이닝, 타자 규정타석을 돌파한 최초의 메이저리그 선수가 됐다. 투수로는 28경기 166이닝을 소화하며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 탈삼진 219개를 기록했다. 타자로는 157경기 2할7푼3리, 34홈런, 95타점을 올렸다.
고민은 내년 3월 WBC 대회에서도 투수와 타자를 겸업할 수 있느냐이다. 투수로 나선다면 1경기 정도 선발, 타자로는 모든 경기에 가능하다. 그런데 투수 출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타니 최근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표로 나가고 싶다. 단 무리가 갈 수 있는 시기여서 투수 등판은 신중하고 싶다. 대신 몸에 큰 영향이 없는 지명타자는 문제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투수로는 나서지 않겠다는 표현이었다.
이유는 FA 계약과 관련이 있다. 오타니는 내년 시즌 연봉 3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어 초대형 계약을 예고하고 있다. 1억 달러는 무조건 넘는다. 잭팟을 위해서는 내년 이도류 성적이 좋아야 한다.
3월부터 WBC 대회에 등판하면 부상 등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닛칸 겐다이'는 "규정이닝과 규정타석까지 소화했다. 재충전의 시간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3월부터 볼을 던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런데 일본대표팀은 오타니가 투수로 나서지 못하면 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지바 롯데의 사사키 로키도 있지만 국내 선발진으로는 대회 우승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신문은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한 센가 고다이(소프트뱅크)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출전이 어렵고, 다르빗슈는 FA 계약을 위해 출전를 꺼릴 수도 있다. 또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가 고질적인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재발하면 사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일본선발진이 세계 정상급이지만 오타니가 투수로 나서지 않는다면 대회에서 고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오타니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