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키움 히어로즈의 준우승도 빛났다.
SSG는 지난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3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SG 입장에서는 키움이 가장 쉬운 상대처럼 보였다. 2위 LG는 리그 최고의 불펜진을 보유한 팀이고, KT는 후반기 상승세가 대단했다. 반면 키움은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라는 확실한 선발 카드가 있지만 나머지 선발투수들은 물음표가 붙었고, 불펜진은 후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면, 타선도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 정도를 제외하면 위협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가을야구를 시작하자 키움은 다른 팀이 됐다. 임지열, 전병우 등 매 경기 깜짝 스타가 등장했고 타일러 애플러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불펜투수로 보직을 옮긴 최원태와 후반기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은 김재웅은 키움 뒷문을 단단히 지켰다.
김원형 감독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면 내심 키움이 올라오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올라오는 과정을 보면서 진심으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상대를 해보니 근성과 끈기가 대단했고 매경기 쉽지 않았다. 우리가 우승을 했지만 시리즈 내내 대단한 팀이라고 생각했다”라며 키움의 투지를 인정했다.
SSG는 시리즈 초반 키움의 기세에 일격을 당했다. 1차전에서는 전병우가 맹활약을 했고, 4차전에서는 김재웅과 최원태가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다. 5차전은 9회말 김강민의 끝내기 홈런이 나오기 전까지 키움이 리드를 지켰고, 마지막 6차전에서도 경기 초반에는 키움이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키움 야수들의 실책이 없었다면 한국시리즈는 7차전까지 갈 가능성이 컸다. 말그대로 한 끗 차이 승부였다. 하지만 키움은 가을야구 기간 누적된 피로와 부담감을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음에도 우승에 닿지 못했던 키움은 담담히 패배를 받아들였다. 모든 힘을 쏟아부었기에 후회는 남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은 지금 라커룸에 모두 모여서 다같이 축하하고 격려하고 있다. 몇몇 어린 선수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정후가 잘 다독이고 있다. 우리가 우승은 못했지만 구단 직원들부터 최고참 이용규까지 모두가 잘해줬다. 웃으면서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14년, 201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 키움은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키움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은 팬들은 물론 적으로 만난 우승팀 SSG에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fpdlsl72556@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