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통합 우승으로 2022시즌 KBO리그가 7개월 대장정을 마쳤다. 한국시리즈 종료와 함께 곧바로 스토브리그의 막이 오른다. FA 전쟁이 시작된다.
지난 8일 한국시리즈가 SSG의 우승으로 종료되면서 KBO는 5일 이내로 2023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한다. 자격 선수는 공시 후 2일 이내로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해야 하고, KBO는 신청 마감 다음날 권리를 행사한 선수들을 FA 선수들을 공시한다. FA 승인 선수들은 공시 다음날부터 해외 구단 포함 모든 구단들과 협상이 가능하다.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이 열린다.
지난해에는 15명의 FA 선수 계약 총액이 989억원에 달했다. 총액 100억원 이상 계약 선수가 5명(나성범·김재환·김현수·박건우·양현종)에 달했고, 이적 선수도 6명으로 역대급 FA 광풍이 휘몰아쳤다.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이상 SSG), 구자욱(삼성) 등 FA까지 1년 남은 선수들이 일찌감치 다년 계약을 맺어 올 겨울에는 지난해만큼 거액이 시장에 쏟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부터 팀 연봉 총액 상한제 샐러리캡이 시행됨에 따라 무턱대고 큰돈을 쓸 수 없다. 샐러리캡 기준선에 맞춰 다각도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 금값으로 여겨지는 포수 FA가 어느 때보다 많고, 전력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공격적으로 움직일 태세다. 반면 지켜야 할 FA가 많은 팀들도 적극 방어에 나선다.
집토끼를 지켜야 할 팀으로는 NC와 LG가 있다. NC는 포수 양의지, 내야수 노진혁, 박민우, 외야수 이명기, 권희동, 투수 원종현, 이재학 등 최다 7명의 선수들이 FA로 풀린다. LG에선 포수 유강남, 내야수 채은성, 서건창, 투수 임찬규, 김진성 등 5명이 나온다. 모든 선수들을 다 잡기가 쉽지 않아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
반면 내부 FA가 1명뿐인 롯데와 한화는 강력한 구매자로 꼽힌다. 롯데는 강윤구, 한화는 장시환이 FA이지만 대어급 선수들은 아니다. 외부 FA에 시선이 꽂혀 있다.
지난달 투수 박세웅과 5년 90억원이 비FA 다년계약을 한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지원 자금을 마련했다. 대주주 롯데지주가 이사회를 통해 구단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190억원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구단 재정에 숨통이 트이면서 FA 시장에서 취약 포지션인 포수, 유격수 보강에 나설 전망이다. 양의지, 유강남, 박동원(KIA), 박세혁(두산) 등 포수 자원이 어느 때보다 넘친다. 강민호(삼성) 이적 후 5년간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롯데로선 절호의 기회다.
지난겨울 외부 FA 영입 없이 지나갔던 최하위 한화도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시즌 막판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FA 영입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전력 보강에 확실히 도움되는 특급 선수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심타선이 약한 팀 사정을 비춰볼 때 양의지, 채은성이 영입 후보로 예상된다.
KIA와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포수 박동원의 거취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박동원은 양의지 다음 가는 포수로 평가된다. 박동원이 떠나면 KIA도 다른 FA 포수를 대체로 영입해야 한다. 1명이 먼저 움직이면 포수 연쇄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심우준의 군입대로 주전 유격수 자리가 비게 된 KT도 FA 시장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유격수 자원으로 노진혁, 김상수(삼성)가 KT와 함께 롯데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보상선수가 필요없는 C등급 FA들도 어느 때보다 많다. 이태양, 오태곤(이상 SSG), 오선진(삼성), 원종현(NC), 김진성(LG), 장시환(한화) 등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준척급들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겨울에는 박병호(KT)와 허도환(LG)이 C등급으로 보상선수 없이 이적한 바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