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큰 선물도 받았고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더 큰 선물을 해줬다"
SSG 랜더스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한 SSG는 통산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폰트가 폰트했다. 비록 홈런 2방을 맞으면서 선취점을 내줬지만 8회 2사까지 마운드에 올라서 호투를 해줬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경기가 잘 생각났는데 오늘은 솔직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김성현이 친 것만 기억이 난다. 정신이 없다. 선수들이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의례적으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마운드에 오르면 이겨야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감독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그런 생각으로 다가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나이는 50이 넘었지만 선수들에게 성숙한 어른이 되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지난 7일 재계약이 확정된 김원형 감독은 "내가 흥이 있어야하는데 그런게 부족하다. 우승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선수들도 좋고. 제일 좋은 사람은 나 아니겠나. 어제 큰 선물도 받았고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더 큰 선물을 해줬다"라며 웃었다.
아래는 김원형 감독과의 일문일답.
- 경기 총평
▲ 폰트가 폰트했다. 비록 홈런 2방을 맞으면서 선취점을 내줬지만 8회 2사까지 마운드에 올라서 호투를 해줬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경기가 잘 생각났는데 오늘은 솔직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김성현이 친 것만 기억이 난다. 정신이 없다. 선수들이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의례적으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마운드에 오르면 이겨야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감독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그런 생각으로 다가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나이는 50이 넘었지만 선수들에게 성숙한 어른이 되야한다고 생각한다.
- 오늘 호수비가 많이 나왔다. 제일 기억에 남는 수비는?
▲ 라가레스도 30~40m 전력질주해서 잡아냈고, 최주환도 그렇고, 박성한도 그렇다. 그런 선수들의 집중력이 있어서 우승을 한 것 같다.
- 우승 순간 어떤 생각을 했는지?
▲ 옆에서 다들 좋아했다. 코치들도 너무 좋아했고 나도 좋았다. 그런데 왜 눈물이 안났을까. 김광현이 울면서 오는데 나도 울컥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 감독이라는 자리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그래도 중심을 잡아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행복한 순간에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마지막 수비 위치도 오태곤이 라인에 바짝 붙어있었다. 위치를 조정할까 하다가 안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위치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갔다.
- 2년 동안을 돌아보면 어떤지?
▲ 작년에는 호기롭게 했다고 생각한다. 선발투수 3명 빠진대로 없는대로 해야한다는 승부욕으로 했다. 그래서 작년에는 강한 생각으로 임했다. 올해도 시합을 하는 과정은 똑같았다.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작년에 비해 선발이 좋아진 부분이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 한유섬이 호수비를 했고 주루플레이에서도 허슬을 보여줬다.
▲ 한유섬이 아까도 펑펑 울더라. 덩치 큰 친구들이 여리다. 오늘 주루하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선수는 조금만 못하면 팬분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한다. 잘했을 때는 칭찬받는다. 한유섬이 주장을 맡아 힘들었을텐데 내색을 안했다. 주장을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김강민과 포옹했는지?
▲ 김강민이 울면서 달려왔다. 울면서 김강민이 뭐라고 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해냈다고 한 것 같다. 나도 고맙다고 답했다.
-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고민을 한 순간은?
▲ 고민은 없었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기간에 주전 라인업을 생각을 했다. 투수들 교체 타이밍이 포스트시즌 기간 화두였다. 신경을 안쓸래야 안쓸 수는 없었다. 시즌처럼 했다. 조금 더 중요한 포인트에서 믿을 수 있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을 했다. 그게 김택형이다. 너무나 좋은 활약을 해줬다. 김택형이 어떻게 보면 SSG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을 해소시켜줬다. 김택형이 군대가서 아쉽다. 이제 야구가 잘 되는 것 같은데.
- 키움은 어떤 상대였는지?
▲ 끝맺음 할 때 말하려고 했다. 마지막에 홍원기 감독과 인사를 했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면 내심 키움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올라오는 것을 보며 진심으로 코치들에게 조심해야한다고 말했다. 막상 올라오니 근성있고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매 경기 쉽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에게 존경을 표한다. 결과는 우리가 우승을 했지만 시리즈 내내 대단한 팀이라고 생각했다.
- 통합 우승을 해낸 기분은?
▲ 내가 흥이 있어야하는데 그런게 부족하다. 우승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선수들도 좋고. 제일 좋은 사람은 나 아니겠나. 어제 큰 선물도 받았고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더 큰 선물을 해줬다. 홍보팀 직원이 매번 자아성찰을 한다고 하더라. 내가 화가 많다는 사람으로 인식이 됐다. 어쩔 수 없다. 경기가 안풀리면 표현을 해야하니까. 그런데 그런 부분이 오늘은 다 잊혀지는 것 같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 있으니 또 한 번 선수단과 코치들에게 때로는 냉철하게 이야기하겠지만 나 스스로도 인내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내년 걱정이다. 최정도 그 이야기를 하더라. '나는 왜 눈물이 안나지?'라고 말했는데 '내년 걱정하시는 것 아니에요?'라고 하더라.
- 구단주가 계속 응원을 했는데?
▲ 구단주님이라고 하면 특별한 날 아니면 뵐 일이 없다. 처음에는 인사하는 자리 같은게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자주 오시니까 점점 '오시나보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니 조금 더 목표를 확고하게 잡고 경기에 임한 것 같다.
- 홈관중 1위, 포스트시즌 매진을 기록했다.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 오늘은 반성하는 날인 것 같다. 선수 때도 팬들을 소중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더 그렇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때문에 경기장에 못오셨는데 이제는 문학을 가득 채워주시니까 팬들의 소중함을 더 느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수들인 팬들의 박수와 응원 덕분에 뛸 수 있는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