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결국 창단 첫 우승에 실패했다.
키움은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3-4로 패했다. 창단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2승 4패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 키움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4번타자 박병호가 KT로 이적했고 마무리투수 조상우는 군복무를 시작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외국인타자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야시엘 푸이그를 영입했지만 전력 공백을 메우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4월에는 주전포수 박동원을 KIA로 트레이드하면서 또 한 번 전력 유출이 발생했다.
하지만 키움은 모든 평가를 뒤집고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다. 전반기에는 불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고 후반기에는 이정후가 꾸준한 활약을 해주는 가운데 푸이그가 살아나면서 마지막 순위 싸움을 이끌었다. 홀드 타이틀을 포기하고 셋업맨에서 마무리투수로 보직은 변경한 김재웅은 후반기 무너진 키움 불펜진을 지탱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키움은 언더독으로 평가받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4위 KT와 만났지만 KT의 후반기 상승세가 대단했기에 업셋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많았다. 하지만 키움은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KT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2위 LG를 만났다. 이번에도 언더독으로 꼽힌 키움은 1차전을 내주며 그대로 탈락하는듯 보였지만 이후 내리 3연승을 거두며 단숨에 한국시리즈까지 내달렸다. 타일러 애플러, 임지열 등 중요한 순간마다 깜짝 스타가 나오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김재웅과 최원태는 뒷문을 단단하게 지켰다.
마지막 한국시리즈에서는 1위 SSG와 맞붙었다. 시즌 개막전부터 마지막까지 단 하루도 1위를 놓치지 않은 SSG는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키움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모기업에 인수된 이후 대대적인 투자를 받은 SSG는 올 시즌 연봉 총액이 약 227억원에 달해 압도적인 리그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키움은 연봉총액이 약 56억원으로 리빌딩 중인 한화(약 47억원)에 이어 9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극단적인 연봉총액 차이는 양 팀의 전력차를 잘 보여줬다. 더구나 키움은 한국시리즈에 올라오면서 포스트시즌 9경기나 치러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컸다.
하지만 키움은 1차전 연장 혈투 끝에 SSG를 잡으면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후 2연패를 당했지만 4차전에서 2승 2패 동률을 만들며 시리즈를 길게 끌고 갔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온 키움은 끝내 누적된 피로를 이겨내지 못했다. 특히 불펜진의 과부하가 심해져 김동혁, 김재웅, 최원태 등 필승조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말았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야수들의 치명적인 실책이 나오면서 결국 2승 4패로 준우승을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비록 창단 첫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포스트시즌 15경기 동안 보여준 키움 선수들의 투혼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