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40세 베테랑 타자 김강민이 예전에 함께 뛰었던 동료 NC 다이노스 이명기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
김강민은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짜릿한 역전 스리런 한 방으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9회초까지 키움 히어로즈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앞서 8회말 최정이 2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2점 차 추격을 알렸고, 9회 말에는 김강민이 무사 1, 3루 기회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키움 최원태의 3구째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그렇게 SSG의 5-4 역전으로 경기가 끝났다.
경기 후 최정은 최정은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드라마가 아니다. 진짜 영화다”라고 감격에 겨워했다. 이어 그는 “2018년 한국시리즈 때 9회 2사 후 동점 홈런을 친 적이 있지만 이건 다르다. 비교할 수가 없다. 말도 안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쓰러질 뻔했다. 주저앉으며 소리만 질렀다. 강민이 형이 칠 것 같았지만, 끝낼 줄은 몰랐다.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짜릿한 순간을 되새겼다.
수훈 선수로 함께 인터뷰실로 들어오게 된 김광현. 그는 김강민보다 먼저 도착해 취재진에 한 가지 부탁을 했다. 그는 “강민이 형 들어오면 박수좀 쳐주세요”라고 했다.
김강민의 날이었다. 그는 “그 상황에서 홈런이 아니더라도 뒤 타자에게 부담이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홈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쳤는데 홈런이었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NC 이명기를 향해 감사 인사를 거듭 남겼다. 김강민은 "9회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 자리를 빌어서 이명기 선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사실 내 방망이가 부러져서 이명기 선수로부터 방망이를 빌려왔다”고 밝혔다.
김강민은 “(해외에) 4월에 방망이를 주문했는데, 아직 안왔다. 비슷한 모델을 구하다가 이명기에게 빌렸는데 그걸로 홈런을 쳤다. 이명기에게 고맙다고 써달라”라며 웃으며 부탁(?)했다.
SSG는 8일 6차전에서 이기면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통합우승을 거두게 된다. 김강민은 홈런을 치고 승리를 거둔 순간에는 매우 기뻐했지만 금세 평정심을 되찾았다. 아직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강민은 짜릿한 역전승에 대해 "이것이 우리 팀의 기운이 아닐까. 그런 것이 모여 내가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전하며 “이 분위기를 이어서 내일까지 꼭 갔으면 한다. 그런 바람뿐이다. 한국시리즈는 3번 이겨도 끝난게 아니다. 4번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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