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실패했다는 것에 동의 못한다.”
LA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실패로 평가받는 팀이다. 최근 10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9번이나 지구 우승을 차지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은 2020년 딱 한 번. 올해도 팀 역대 최다 111승을 거뒀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1승3패로 업셋을 당하면서 가을야구가 4경기 만에 끝났다.
여기저기서 다저스의 실패를 언급하지만 스탠 카스텐(70) 다저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지역지 ‘LA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스텐 회장은 “샌디에이고에 지는 것을 보기 힘들었다. 시즌이 끝날 때는 고통스럽지만 우리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카스텐 회장은 “단기전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매년 우승 경쟁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아주 많은 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성공했다. 지난 8년간 5번의 리그챔피언십시리즈과 3번의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월드시리즈에서 우승도 하고, 7차전에서 패하기도 했다.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치명적인 결함의 상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사장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 대한 지지 의사도 드러냈다. 카스텐 회장은 “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나 팀을 운영할 수 있고, 감독이 될 수 있지만 사실 정말 힘든 일이다. 이기지 못할 때마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한 말이 나온다. 때로는 그것이 옳을지도 모르지만 그 뒤에는 훨씬 많은 것들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매년 큰 경기 때마다 용병술이 도마 위에 오르는 로버츠 감독이지만 구단 수뇌부의 신뢰는 굳건하다. 프리드먼 사장이 시즌 결산 회견 때 재신임한 것처럼 카스텐 회장도 이를 재확인했다. 그는 “로버츠는 다른 누구 못지않게 감독 일을 잘한다. 프리드먼 사장, 로버츠 감독 둘 다 다저스에 있어 행복하다”며 “프리드먼은 명예의 전당에 가는 길이고, 아마 로버츠도 그럴 것이다”고 치켜세웠다.
프리드먼-로버츠 체제가 굳건한 다저스는 서서히 다음 세대의 선수들도 준비할 분위기다. 올 겨울 애런 저지, 제이콥 디그롬, 카를로스 코레아 등 대형 FA들이 쏟아지지만 카스텐 회장은 팀 내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젊은 선수들이 팀에 기여한 것처럼 이제는 다음 세대의 젊은 선수들이 파도를 칠 때가 됐다. 그들을 위한 자리도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팀 개선에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되면 이미 몇 번 보여줬듯 돈을 쓸 것이다.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계속 찾겠다”고 전력 강화 여지도 남겼다.
다저스는 최근 몇 년간 무키 베츠, 트레버 바우어, 프레디 프리먼 등 대형 선수들을 트레이드 및 FA 계약으로 영입하며 큰돈을 썼다. 자금력에서는 밀릴 것이 없지만 이제는 세대 교체도 염두에 두고 있다. LA타임스는 투수 라이언 페피엇, 바비 밀러, 가빈 스톤, 내야수 미겔 바르가스, 마이클 부시, 외야수 제임스 아웃맨, 앤디 페이지 등을 다저스 핵심 유망주로 지목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