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이런 장면을 만들려고 해도 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었다. SSG 랜더스의 역전극은 김원형 감독의 연출로 김강민의 주역 탄생으로 아름다운 영화 한편을 만들었다.
SSG는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키움 히어로즈와 5차전에서 5-4로 이겼다. 9회말 극적인 홈런이 터졌다.
7회까지 0-4로 끌려가던 SSG는 8회말 최정의 2점 홈런과 9회말 김강민의 짜릿한 역전 스리런이 터지면서 시리즈를 3-2로 만들었다. 다음은 역전승의 주인공 김강민의 일문일답.
- 승리 소감.
‘시즌 때 쳤어도 이런 기분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범경기 때 이렇게 쳐본적이 있는데 그냥 ‘어~’하다 끝났다. 이번에는 하이라이트 영상 다시 보고 나왔는데, 기쁘다. 그것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 타석 전 어떤 생각을 했나.
경기 체인저 역할이다. 찬스에서 나가고 있는데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오늘 김광현이 ‘5점만 내달라’라고 했다. 그러다 우리가 2점을 낸 상황이었고, 홈런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내가 치기 좋은 공이 올거라 생각했고,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이었다. 우리 팀의 기운인 듯하다. 그런 상황에서 할 수 있었다.
- 9회에 나갈 생각하고 있었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수명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내가 방망이가 부러져서 이명기 선수로부터 방망이를 빌려왔다. 4월에 방망이를 주문했는데, 아직 안왔다. 비슷한 모델을 구하다가 이명기에게 빌렸는데 그걸로 홈런을 쳤다.
홈런 두 개 치는 게 쉽지 않다. 쉬워보일 수 있는데, 그냥 나와서 그럴 뿐이다. 어쨌든 적시타, 출루를 바란다. 팀이 이길 수 있는 것을 바란다. 우승만 바란다. 1승 남았다. 오늘 이겼지만 1승이 남아서 더 기뻐할 수 없었다. 한번 더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 구종을 노렸나 코스를 노렸나.
그 상황에서 홈런이 아니더라도 뒤 타자에게 부담이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홈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쳤는데 홈런이었다. 그냥 이 표현뿐이다. 김광현이 눈물이 났다고 했는데, 김광현이 돌아와서 우승을 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정규시즌 우승때까지 숟가락만 올렸을 뿐이다. 아직 내가 힘을 보태줄 수 있어 행복한 시리즈다. 1승만 더 하면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듯하다.
- 2018년에도 극적인 홈런으로 우승까지 이어졌다.
뒤집어서 이기면 시즌 중에 여파가 길게 간다. 이 분위기를 이어서 내일까지 꼭 갔으면 한다. 그런 바람뿐이다. 한국시리즈는 3번 이겨도 끝난게 아니다. 4번 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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