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가 뒤숭숭해서 지금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SSG 랜더스가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김원형 감독과의 재계약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그런데 계약 기간이나 금액 등 조건은 한국시리즈 결과에 따라 협의하기로 했다. 2승2패 시리즈가 팽팽하고, 구단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긴급 처방이다.
SSG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키움과 한국시리즈 5차전을 1시간 앞둔 오후 5시 30분 중대 발표를 예고했다. SSG 구단은 "김원형 감독과 재계약 방침을 발표했다. 구단과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종료 이후에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협의할 예정이다"는 2줄짜리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류선규 SSG 단장은 취재진들에게 "정규 시즌이 끝나고 내부적으로 감독님 재계약 방침을 정했다. 야구계가 지금 어수선해서 현장의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금 발표했다. 감독님이 안팎으로 불안해보였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 2위를 한 LG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후 류지현 감독의 재계약이 불발됐다. SS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면 김원형 감독의 재계약도 위험하다는 루머가 떠돌았다.
이날 정용진 구단주가 오후 4시쯤 일찍이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민경삼 대표이사와 류선규 단장은 정용진 구단주에게 감독 재계약 건을 보고하고, 최종 재가를 받았다. 민경삼 대표이사가 김원형 감독을 찾아가 코칭스태프가 모두 모인 가운데 재계약 방침을 발표했다.
류 단장은 '왜 경기 1시간 전에 재계약을 발표해야 했느냐'는 질문에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야구계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우승 못하면 감독이 바뀐다는 소리도 있어 영향을 줄까봐. 감독님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이날 재계약 방침이 결정됐느냐는 질문에는 "정규 시즌 우승 축승회 때 구단주님께 얘기를 했다. 오늘 최종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10월 8일 대구 삼성전이 끝나고 대구 숙소 호텔에서 축승회를 가졌다.
그렇다면 왜 한국시리즈에 들어가기 전에 재계약을 발표하지 않았을까. 내부적으로 재계약을 결정했고 이미 축승회 때 구단주에게 보고까지 했다. 시리즈 전에 재계약을 발표해 김원형 감독에게 부담감, 불안함을 없애고 힘을 실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류 단장은 이에 대해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자세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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