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염갈량’ 염경엽 감독이 LG의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LG는 지난 6일 염경엽 감독을 제14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역대 최고 대우였다. 3년간 총액 21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 옵션 3억원)이다.
염 감독은 지난 5일 LG 감독을 제안 받은 자리에서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로부터 분명한 메시지를 받았다. 염 감독은 “사장님이 ‘우리는 한국시리즈 하고 우승이 목표’ 라고 말씀 하셨다”고 말했다.
염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낙점한 LG는 그의 실패에도 주목했다. 김인석 대표이사는 염 감독에게 “많은 경험을 갖고 계시고, 또 한국시리즈도 한 번 가보셨고, 또 포스트시즌에 실패도 많이 해보셨고, 그 실패한 부분들이 결국은 우리가 더 높게 평가했다. 또 공부를 많이 하신 분이기에 실패한 부분을 반복하지 않으실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 은퇴 후 구단 프런트, 코치, 감독, 단장, TV 해설위원까지 다양한 경력을 자랑한다.
광주일고, 고려대를 졸업한 염 감독은 1991년 태평양에 입단해 2000년 현대에서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이후 현대에서 프런트를 시작으로 LG에서 코치와 프런트를 지냈다.
염 감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감독을 지냈다. 이어 2017~2018년에는 SK 단장으로 변신해 현장을 지원했고, 2019~2020년 SK(현 SSG) 감독을 맡았다. 2020시즌 도중 건강 문제로 사령탑 자리를 비웠고, 시즌 후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에서 연수를 했고, 올해 KBO 기술위원장, KBS N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염 감독은 넥센과 SK에서 6시즌 동안 406승 7무 325패(승률 .555)을 기록했다. 넥센 감독 시절 한국시리즈 진출 경험이 있다.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2승 4패로 패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10승 17패(승률 .370)이다. 7차례 시리즈 전적은 2승 5패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빼면 2014년 플레이오프에서 LG 상대로 3승1패로 이긴 것이 유일하다.
포스트시즌에서 실패를 수 차례 경험한 감독을 28년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는 LG의 해결사로 영입한 것이다. 최근 두 시즌 최고 승률을 기록한 류지현 감독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업셋을 당한 것을 이유로 재계약을 하지 않은 LG의 선택이라 다소 아이러니하다.
염 감독은 2014년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실패했고, 2019년 SK에서 실패도 뼈아프게 남아 있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1위를 달리다, 9월 중순 9경기 차이로 앞섰던 두산에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따라잡혔다. 88승1무55패(승률 .615)로 동률이 됐지만, 상대 성적에서 두산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줬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키움에 3연패로 탈락했다.
염 감독은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 연수와 해설위원으로 지내면서 지나온 시간을 많이 되돌아봤다. 실패했던 이유를 찾아보고, 반성을 했다. 새로운 준비를 해왔다.
일단 변화는 주변의 조언이다. 염 감독은 “실패를 하면서 깨달았다. 모든 사람이 나만 바라보고 있는데 힘들더라. 나를 도와줘야 하는데, 내가 어떻게 하기를 나만 바라보고 있더라. 이번에는 수석코치를 나랑 싸울 수 있는 사람을 쓰려고 한다. 내게 조언을 하고,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LG의 내년 시즌 목표는 확고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올해 2위의 성적을 냈는데, 그보다 떨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3년 계약 기간이지만, 첫 해부터 우승을 위해 올인해야 한다. 3년의 시간을 보장받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LG는 염 감독에게 "실패한 것을 반복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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