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달러’ FA 유격수 공백을 25세 루키가 말끔히 메웠다. 놀라운 신인 유격수는 챔피언십시리즈 MVP에 이어 월드시리즈 MVP까지 거머쥐며 새 역사를 작성, ‘슈퍼 유격수’라는 칭송을 받았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4-1로 승리, 4승2패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시리즈 MVP는 제레미 페냐(25)가 수상했다. 2018년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전체 102순위)로 휴스턴의 지명을 받은 페냐는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신인이다.
휴스턴은 지난 겨울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28)가 FA 자격을 취득해 팀을 떠났다. 코레아는 코리 시거(10년 3억 2500만 달러), 마커스 세미엔(7년 1억 7500만 달러)처럼 장기 계약 오퍼를 받지 못하자, 미네소타 트윈스와 옵트 아웃 조항을 넣은 3년 1억 530만 달러(약 1485억원)에 계약했다. 연봉이 3510만 달러(약 495억원)이다. 1년 후 FA를 다시 선언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코레아는 옵트 아웃을 선언해 FA가 됐다)
주전 유격수를 떠나 보낸 휴스턴은 마이너리그에서 3시즌을 보낸 페냐에게 올 시즌 유격수 자리를 맡겼다. 페냐는 지난해 휴스턴 루키리그에서 7경기를 뛰고 트리플A로 단숨에 승격돼 총 37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145타수 43안타) 10홈런 21타점 OPS .942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수준인 70만 달러(약 10억원)를 받은 페냐는 올 시즌 13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3리(521타수 132안타) 22홈런 63타점 72득점 11도루 OPS .715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했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와서 ‘미친 선수’가 됐다.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타율 3할5푼3리(17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 3득점 OPS 1.177로 MVP를 차지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와 월드시리즈에서도 타율 4할(25타수 10안타) 1홈런 3타점 5득점 OPS 1.023으로 MVP를 수상했다.
신인 야수가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한 것은 최초, 또한 동일 포스트시즌에서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 MVP를 모두 수상한 것은 리반 에르난데스(1997년) 이후 두 번째 신인 선수다.
MLB.com은 “슈퍼 유격수 페냐가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하며 역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페냐는 2승2패 후 5차전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결승 홈런으로 휴스턴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월드시리즈에서 홈런을 때린 최초의 신인 유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페냐는 “팀 동료들 덕분에 자신있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고 동료에게 감사했다. 코레아가 떠난 후 빈 자리를 채워야 하는 부담감, 비교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그는 한 시즌을 돌아보며 “가장 어려운 것은 경기의 일부가 아닌 모든 것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배는 주위에 있는 물 때문에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배 안으로 물이 들어오면 가라앉는다는 말이 있다. 정신을 강하게 유지하고, 나의 경기를 하고자 스스로를 믿었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