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이 부상을 딛고 5차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키움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 안우진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올 시즌 30경기(196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로 활약한 안우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빼어난 투구를 했다. 4경기(20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하며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며 투구수 88구만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이후 플레이오프까지 큰 문제 없이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탈이 나고 말았다. 지난 1일 1차전 투구 도중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했고 결국 2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58구밖에 되지 않았다.
이후 모두의 관심은 안우진이 다시 등판할 수 있을지에 쏠렸다. 안우진은 지난 4일 캐치볼을 시작하며 투구는 가능한 상태까지 회복했다. 다만 긴 이닝을 부상 없이 버틸 수 있다는 확신은 없는 상황이다. 안우진은 “캐치볼을 했는데 별다른 느낌은 없다. 전력투구를 해봐야겠지만 괜찮을 것 같다. 다만 많은 공을 던지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홍원기 감독은 4차전이 열린 지난 5일까지는 안우진의 등판에 매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손가락이 허락을 해야 짧게 던지든 길게 던지든 할 수 있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또 10구 정도 던지다가 살이 벗겨지면 죽도 밥도 되지 않는다.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다”라며 안우진의 등판 일정에 대해 말을 아꼈다. 경기 종료 후에도 “5차전 선발투수는 하루 더 생각을 해보겠다”라며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루 휴식을 취하는 동안 키움은 안우진을 5차전 선발투수로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안우진이 얼마나 공을 던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5차전을 일단 에이스로 잡겠다는 계획이다.
안우진은 부상만 아니라면 키움이 승리할 확률을 가장 확실하게 높일 수 있는 카드다. 하지만 1차전에서 이전보다 더 심각한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이날 경기에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키움이 리스크를 각오한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1차전에서 피를 흘리며 공을 던졌던 안우진의 모습은 2004년 발목 부상에도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르며 피묻은 양말로 화제가 됐던 커트 실링을 떠올리게 했다. 커트 실링과 비슷하다는 말을 들은 안우진은 “커트 실링은 부위가 달랐던 것으로 안다”라며 쑥스럽게 웃었지만 승리를 향한 열망과 각오는 커트 실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커트 실링은 부상 투혼으로 역투하며 보스턴의 86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SSG에 밀리고, 남은 3경기를 모두 원정경기로 치러야 하는 키움은 매 경기 내일이 없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고 있는 키움의 안우진을 선발투수로 내세운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