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LG의 새 사령탑은 염경엽(54) 감독이었다.
LG는 6일 염경엽 신임 감독과 3년 총액 21억원에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업셋 충격 속에 2년 계약이 만료된 류지현 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지 이틀 만이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013~2016년 넥센(현 키움), 2019~2020년 SK(현 SSG)에서 감독을 지낸 경력자. 2개 팀에서 6시즌 통산 738경기에서 406승325패7무 승률 5할5푼5리로 호성적을 냈다.
현역 선수 시절 무명 선수였지만 프런트, 코치를 거쳐 2012년 10월 넥센 감독으로 깜짝 발탁됐다. 넥센을 4년 연속 가을야구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SK 단장을 거쳐 2019년 SK 감독으로 현장 복귀했다.
그러나 2019년 시즌 내내 1위를 이끌다 마지막 날 두산에 덜미를 잡히면서 플레이오프 3전 전패로 마감했다. 그 충격이 이듬해까지 이어졌다. 시즌 초반부터 꼴찌로 추락했고, 건강 문제로 장기 결장하면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마지막 해 성적은 13승37패 승률 2할6푼.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연수를 다녀오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올해는 KBO 기술위원장과 해설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리고 LG 지휘봉을 잡고 3번째 감독 기회를 잡았다.
프로야구 감독 한 번 해보는 게 모든 야구인의 꿈이다. 한 번도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기회를 받는 건 그만큼 능력이 좋지만 운도 따라야 가능하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3개 이상 팀에서 정식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은 케이스는 염 감독이 역대 12번째다.
김성근 전 감독이 OB(1984~1988), 태평양(1989~1990), 삼성(1991~1992), 쌍방울(1996~1999), LG(2002), SK(2007~2011), 한화(2015~2017) 등 7개 팀을 이끈 게 최다. 이어 백인천 전 감독(MBC·LG·삼성·롯데), 이광환 전 감독(OB·LG·한화·히어로즈)이 나란히 4개 팀을 이끌었다. 이광환 감독은 LG만 두 번이나 맡았다.
그 다음으로 김영덕 전 감독(OB·삼성·빙그레), 박영길 전 감독(롯데·삼성·태평양), 강병철 전 감독(롯데·한화·SK), 김인식 전 감독(쌍방울·두산·한화), 김응용 전 감독(해태·삼성·한화), 김시진 전 감독(현대·넥센·롯데), 조범현 전 감독(SK·KIA·KT), 김용희 전 감독(롯데~삼성~SK)이 3개 팀을 지휘했다.
대부분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들이었다. 3번째 팀으로 갈 때는 ‘우승 청부사’ 타이틀이 따라붙었다. 이 중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사령탑은 3명으로 박영길, 김시진, 김용희 감독이 있다. 박영길 감독은 1988년 삼성에서, 김용희 감독은 1995년 롯데에서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만족했다. 김성근 감독은 6번째 팀 SK에서 왕조 시대를 열며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염 감독도 지난 2014년 넥센에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삼성에 2승4패로 패한 바 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 10승17패로 승률이 3할7푼에 불과하다. 2016년 준플레이오프에서, 2019년 플레이오프에서 두 번이나 하위팀에 업셋을 당한 아픔도 있었다. 가을야구에 강한 이미지가 아닌 염 감독이 가을야구에 약한 LG에 왔다. 3번째 팀 LG에서는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