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규시즌 후반 SSG 랜더스의 ‘에이스’ 노릇을 하던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가 부진한 투구를 보였다. 배신감을 느낄 정도였다.
SSG는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3-6 패배를 당했다. 타선도 좋은 기회를 여러번 놓쳤지만, 초반부터 꼬였다. 믿었던 모리만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모리만도는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2⅓이닝 동안 9피안타 2탈삼진 6실점(5자책점)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1회는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2회말 1실점 후 3회 대거 5실점을 했다. ‘후반기 에이스’답지 않았다.
후반기만큼은 모리만도가 ‘에이스’였다. 그는 SSG ‘원투 펀치’ 김광현과 윌머 폰트보다 나은 투구를 보여줬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후반기에 합류한 모리만도는 12경기에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다.
SSG가 정규시즌 동안 2위 LG 트윈스의 추격을 잘 따돌리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둘 수 있던 것도 모리만도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리만도는 지난 9월 14일 롯데전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1일 KIA전까지 4경기 연속 7이닝 이상 1자책점 이하 호투를 보여주며 2위 LG 트윈스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 한 몫 했다.
코칭스태프는 모리만도가 한국시리즈에서는 김광현, 폰트에 이어 3차전 카드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물론 변수는 있었다. 1차전에서 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9회에 모리만도를 올렸기 때문이다. 9회말 김강민의 동점포로 모리만도는 연장 10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이왕 동점을 만든 거, 모리만도를 앞세워 1차전 역전승을 기대했다. 하지만 모리마도가 연장 10회초 전병우에게 적시타를 내줬고, 그는 패전투수가 됐다.
사실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에도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달 23일 두산 베어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을 던지며 6실점(5자책점)을 했다. 당시 김원형 감독은 “선발 모리만도가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닌 느낌이었고 오랜만에 던져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모리만도는 지난 1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마지막 실전 점검이었던 지난달 29일 자체 청백전에서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볼넷만 3개였다. 후반기 막판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주던 모리만도답지 않았다.
SSG는 5차전에서는 김광현을 올리고 6차전은 폰트가 나선다. 7차전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만약 간다면 오원석이 될 수도 있다. 오원석은 지난 4일 3차전에서 고척 마운드에 올라 5⅔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6-1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정규시즌 동안에는 키움 상대로 평균자책점이 8.14로 좋지 않았지만,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달랐다.
1~4차전 순서대로면 모리만도에게 추가 선발 기회는 없다. 상황에 따라 1+1이 될지, 불펜 대기가 될 수도 있다. 모리만도가 1차전 불펜, 4차전 선발 결과의 아쉬움을 씻을 기회가 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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