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시즌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주 할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애런 분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10월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브라이언 캐시먼(55) 단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캐시먼 단장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와 만났고, 나를 다시 데려오는 것에 관심을 표시했다. 나 역시 이곳에 머물고 싶지만 구체적인 논의를 하진 않았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보자”고 말했다.
지난 1986년 마이너리그 및 스카우트 파트 인턴으로 양키스에 입사한 캐시먼 단장은 1992년 부단장으로 승진하며 구단 핵심으로 떠올랐다. 1998년 2월부터 단장을 맡은 뒤 올해까지 25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다. 1997년 10월 오클랜드 애슬리텍스 단장으로 부임해 2016년부터 부사장으로 승진한 빌리 빈과 함께 대표적인 최장수 프런트맨. 빈 부사장이 아래에 단장을 둔 것과 달리 캐시먼은 단장으로 프런트 일선에서 지휘 중이다. 부사장 겸 단장으로 양키스에서 절대적 입지를 자랑한다.
1998~2000년 3연패에 이어 2009년까지 총 4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성과를 냈다. 포스트시즌 진출만 21번. 재임 기간 함께한 감독이 3명(조 토레, 조 지라디, 애런 분)밖에 되지 않을 만큼 현장 권한도 존중했다. 든든한 재정 지원 속에 대형 스타들을 영입하면서도 유망주 육성을 소홀히 하지 않아 양키스를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2009년을 끝으로 올해까지 최근 13년 연속 우승은커녕 월드시리즈 무대에도 오르지 못해 책임론이 불거졌다. 계약 기간이 끝난 상황에서 캐시먼 단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지만 그가 양키스를 떠날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프런트 회의를 열며 정상적으로 단장 업무를 보고 있다.
5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지난 2017년 시즌 후에도 10월로 계약이 만료된 캐시먼 단장은 12월에 5년 2500만 달러 거액에 재계약한 바 있다. 앞서 3년 900만 달러보다 상향된 조건으로 재신임을 받았다. 올 가을도 당시와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구단주와의 관계가 워낙 끈끈해 양키스를 떠나는 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다른 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캐시먼 단장은 “나는 그 어떤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며 “이 자리에 있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내년 양키스 전력 구성에 들어간 캐시먼 단장은 FA 애런 저지에 대해서도 “나와 구단주, 분 감독과 양키스 관련 모든 사람들이 한 말을 다시 말하겠다. 우리는 저지를 데려오고 싶다. 양키스 프랜차이즈 멤버로 명예의 전당에 향하는 그의 커리어를 함께하고 싶다. 우리 팀 우익수로 뛰는 것만큼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며 재계약을 희망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상대해야 할 선수는 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팀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며 나머지 전력 구성에도 신경 쓸 것이라고 밝혔다. 선발투수 루이스 세베리노의 내년 1500만 달러 팀 옵션 실행에 대해 “쉬운 결정”이라고 대답한 캐시먼 단장은 1루수 앤서니 리조, 외야수 앤드류 베닌텐디와의 재계약 의사도 드러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