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최강 마운드와 선동열 야구가 합체한다면?
2014시즌을 마치고 선동열 당시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휘봉을 놓았다. 원래는 3년 계약을 마치고 2년 재계약을 했다. 그러나 팬들의 반발에 부딪혀 스스로 재계약을 포기했다. 2012년 우승 청부사로 친정팀의 사령탑으로 복귀했으나 4강에 실패했고 5위에 그쳤다.
2013시즌은 더 내려갔다. 9개 팀 가운데 8위였다. 51승74패3무, 가까스로 4할승률(.402)을 지켰다. 팀 평균자책점 5.12도 8위였다. 2014시즌도 54승74패, 승률 4할2푼2리, 8위 수모였다. 팀 평균자책점 5.82로 높아졌다. 3년 동안 5-8-8 순위에 그쳐 가을야구도 못나갔다.
특히 주특기인 마운드 구축에 실패했다. 3년동안 10승을 거둔 선발투수는 2012년 앤서니 르루(11승)와 김진우(10승), 2014년 양현종(16승) 3명 뿐이었다. 2012년은 아예 10승 선발이 전멸됐다. 3년동안 외국인투수가 10승 이상을 거둔 것도 앤서니가 유일했다. 이런 마운드로는 특유의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없었다.
더욱이 타이거즈 간판투수들이었던 에이스 윤석민과 양현종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윤석민은 2011년 4관왕에 오르며 절정기를 찍었다. 선 감독 부임 첫 해는 2012년 24경기 선발등판해 9승에 그쳤다. 2013년은 선뱔과 마무리를 병행하며 3승7세이브, ERA 4.00에 그쳤다. 시즌을 마치자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다.
양현종은 어깨 통증이 찾아와 주춤했던 시기였다. 2012년 28경기에 나섰으나 선발은 5회 뿐이었다. 2013년도 17경기 선발투수로 나섰고 옆구리 부상으로 미완의 시즌이 되었다. 2014년에야 선발투수로 완벽하게 복귀해 29경기 16승8패, ERA 4.25를 기록했다. 선 감독에게는 유일했던 복이었다.
불펜진도 참으로 허약했다. 재임 3년 불펜 평균자책점(5.31)은 전체 최하위였다. 마무리 투수가 부족한데가 필승조도 구축되지 않았다. 외인 타자를 벤치에 앉혀야 하는 핸디캡까지 받으며 외인 어센시오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 정도였다. 키우지 못했다는 말은 하기 힘들다. 그만큼 기본적인 인적 자원이 부족했던 팀이었다.
투수력이 전력의 70%를 차지하는 마당에 2017년 헥터 노에시 같은 강력한 외인투수, 15승짜리 FA 투수 등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5위-8위-8위의 성적을 남기도 황망하게 친정을 다시 떠나 8년 동안 야인으로 지냈다. 국가대표 감독도 지내며 야구의 깊이를 더하는데 공도 들였다. 코로나19로 무산됐지만 뉴욕 양키즈 연수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런 선동열 감독이 LG 트윈스의 차기 사령탑으로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 마운드는 2012~2014 KIA 마운드와 차원이 다르다. 16승 케이시 켈리, 15승 아담 플럿코의 외인 원투펀치, 그리고 홀드왕 정우영과 세이브왕 고우석을 보유하고 있다. 김윤식과 임찬규 등 토종 선발진과 불펜진도 두텁다. 유망투수들도 즐비하다. 과연 선동열 야구가 최강 마운드를 운용할 것인지 관심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