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 FA 내야수의 처지가 안타깝게 됐다. 선발 출장에서 밀리고,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SSG 최주환은 2020시즌을 마치고 두산에서 FA 자격을 얻어 4년 최대 42억원에 SK(현 SSG)와 FA 계약을 했다. 장타력을 지닌 내야수, 외야 펜스 거리가 짧은 SSG랜더스필드에서 공격력이 더 배가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랐다. 최주환은 지난해 타율 2할5푼6리(406타수 104안타) 18홈런 67타점으로 평범한 성적이었다. 올해는 잔부상도 겹치며 타율 2할1푼1리(298타수 63안타) 9홈런 41타점. OPS .650으로 부진했다. 2군에 한 달 넘게 머무르며 FA 기준 1년 등록일수를 겨우 채웠다.
최주환은 포스트시즌에서 만회를 노렸으나 3차전까지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주환은 키움과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6타석 5타수 무안타, 볼넷 1개만 얻었을 뿐이다.
최주환은 1차전 6회 1사 2루 찬스에서 대타 오태곤으로 교체됐다. 마운드에 좌완 요키시가 있었는데, SSG 벤치는 좌타자 최주환을 빼고 우타자 오태곤을 기용한 것. 최주환은 2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6-1로 앞선 8회 수비에서 교체됐다.
4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 키움 선발 요키시 상대로 최주환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2차전까지 무안타로 타격감이 안 좋은데다, 요키시 상대로 우타자 오태곤이 상대 성적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오태곤은 요키시 상대로 통산 타율 3할3푼3리(27타수 9안타)였다.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오태곤은 2회 첫 타석에서 요키시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렸다. 4회는 우측 펜스 앞에서 푸이그의 점프 캐치 호수비에 잡히는 장타를 날렸다. 2-1로 역전한 9회 선두타자로 나와 키움 마무리 김재웅 상대로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후속 타자의 희생 번트 때 2루에서 아웃됐지만, 이후 SSG가 6점을 대거 뽑는 물꼬를 열었다.
또한 오태곤은 1루 수비에서도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키움의 4회말 공격, 2사 1,2루에서 김태진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2루 주자가 득점했다. 홈 송구 때 1루 주자가 2루를 돌아 3루로 진루하려하자 오태곤이 중간에서 커트해 1루 주자를 협살로 몰아 태그 아웃시켰다. 기민한 판단으로 추가 실점 위기를 삭제했다.
SSG는 8회 라가레스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2-1로 뒤집었고, 9회 빅이닝으로 6점을 뽑아 8-1로 달아났다. 큰 점수 차로 승기를 잡은 SSG는 9회말 수비에서 오태곤이 1루에서 중견수로 이동했다. 최주환은 대타 김강민 타순에 1루수 대수비로 들어왔다.
최주환은 무사 2,3루에서 김준완의 땅볼 타구를 잡아서 1루 베이스를 밟아 아웃시켰다. 이날 유일하게 공을 잡은 플레이였다.
앞서 SSG의 6회 공격 때 2사 1,3루에서 키움 좌완 선발 요키시가 내려가고 우완 김선기가 구원 투수로 올라왔다. 오태곤 타석이었다. 우투수 상대로 좌타자 최주환을 대타로 기용할 법한 상황이었지만, SSG 벤치는 우타자 오태곤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이날 좋은 타구를 날린 오태곤의 타격감을 믿었다고 볼 수 있고, 최주환 대타 카드를 쓰기에는 최주환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최주환이 입지가 좁다는 장면이었다.
4차전, 키움 선발은 좌완 이승호다. 1루수로는 우타자 오태곤이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오태곤은 이승호 상대로 9타수 3안타(타율 .333)이고, 최주환은 이승호에게 통산 29타수 6안타(타율 .20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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