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남고 싶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고종욱(33)은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2011년 넥센에 입단해 12년 동안 활약해온 훈장이다. 올해까지 통산 3000타석도 넘겼다. 통산 타율이 3할3리이다. 김선빈보다 1리가 높다. 그만큼 타격에서는 자신감과 성과를 올렸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SSG 랜더스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KIA에서 입단테스트를 거쳤다. 다른 팀의 제의도 있었다.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고종욱은 "외야에 경쟁을 하면 주전이 될 수 있을 기회가 보여 KIA를 선택했다. 와서보니 너무 분위기가 좋아 1년만에 정이 들었다"며 웃었다.
FA 나성범이 입단하고 김석환이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통에 개막은 백업으로 출발했다. 선발출전하기도 했지만 주로 대타 전문이었다. 4월 12일 롯데와의 광주경기에서 8회 1사1,2루에서 우중간 2루타를 날려 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틀 뒤 롯데전에서 2회 내야안타를 만들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 파열상을 당했다.
결국 6월에야 복귀할 수 있었다. 역시 대타로 주로 나서면서 시즌 막판까지 1군엔트리를 지켰다. 성적은 62경기 114타석 2할8푼3리, 2홈런, 14타점, 득타율 2할9푼6리, OPS .752이었다. 주특기인 타격을 앞세워 5위 싸움에 힘을 보탰다. 특히 롯데를 상대로 5할3푼3리, 5타점으로 강했다. FA 자격을 얻는데도 운동장에 나와 마무리 훈련을 펼치고 있다.
FA 선언 여부도 아직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단계로 접어드는 시기여서 선언하지 않고 재계약할 수도 있다. 반대로 힘들게 얻은 기회를 포기하는 것도 아쉽다. 프로선수인 만큼 더 좋은 대우를 받고자하는 마음은 당연하다. 그에게는 고민스러운 FA 자격이다.
고종욱은 "시즌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다. 끝나니까 이제 주위 사람들이 FA에 대해 말을 해주더라. 해야 된다 안 해야 된다는 말을 듣고 있다. 정한 게 없는데 주위에서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 중이다. 구단 관계자에게도 물어보고 했는데 정말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KIA에 계속 남아있고 싶다. KIA라는 팀이 좋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경기를 뛰고 싶다. 그래도 프로선수이다. 대우가 낮고 다른 팀에서 더 대우를 해준다면 여기가 너무 좋아도 좀 흔들릴 것 같다. 물론 기회같은 것도 따져보야 한다.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고종욱은 SSG 시절인 2021시즌부터 대타로 주로 나섰다. 대타 인생이 쉽지 않다. 그는 "여러타석에 들어서는 주전들과 달리 한 타석에서 맞혀야 한다. 1구1구 맞혀야하는 것이 힘들다. 분석도 잘하고 컨디션도 잘 맞춰야 한다. 작년에는 어떻게 할지 몰라 힘들었는데 그 경험으로 올해는 나아졌다"며 대타의 고충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남는다면 내년에도 백업으로는 시작 하겠지만 좌익수를 놓고 창진이를 이기려고 많이 준비를 하겠다.경쟁해서 이기려고 해야한다. 그래야 팀이 더 강해지고 시너지 효과 나온다. KIA의 젊은 타자들이 내년 더 좋아질 것이다. 그러면 순위도 더 올라갈 수 있다"며 애정을 보였다. 내년에도 KIA에서 뛰고픈 진한 마음이 읽혀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