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이 ‘62홈런 거포’ 애런 저지(30)의 잔류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분 감독은 4일(이하 한국시간) ESPN ‘마이클 케이 쇼’에 출연해 FA 자격을 얻는 저지의 잔류를 바라는 코멘트를 했다. 지난 4월 양키스와의 연장 계약 협상이 결렬된 저지는 월드시리즈 종료 후 5일이 지나 FA 시장에 나온다.
분 감독은 “올해 저지가 보낸 시즌은 어느 누구에게서도 오랫동안 보지 못할 것이다. 놀라운 활약이었다. 우리 팀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선수다. 저지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분 감독은 “팀을 이끄는 입장에서 저지보다 더 좋은 선수는 없다. 올 시즌 MVP는 저지가 차지할 것이다. 그가 평생 핀스트라이트를 입었으면 좋겠다.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잘됐으면 좋겠다”며 재계약이 이뤄지길 거듭 희망했다.
양키스는 지난 4월 개막을 앞두고 저지에게 7년 2억135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제시했다. 연평균 3050만 달러로 외야수 중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12년 4억2650만 달러, 연평균 3554만 달러) 다음 가는 특급 대우였다.
저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만 해도 욕심이 너무 지나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한 시즌이 지난 뒤 완전히 가치가 바뀌었다. 올해 157경기 타율 3할1푼1리 177안타 62홈런 131타점 출루율 .425 장타율 .686 OPS 1.111로 몬스터 시즌을 보냈다. 약물과 무관한 타자로는 지난 1961년 로저 매리스(61개)를 넘어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홈런과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1위를 휩쓸며 아메리칸리그 MVP를 예약했다.
‘고향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LA 다저스가 저지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루머가 파다하지만 양키스 잔류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 뉴욕 매체 뉴욕포스트는 이날 FA 랭킹 1위로 저지를 꼽으며 ‘양키스가 이번 주 저지 잔류에 자신감이 더 커졌다’면서 저지가 오랜 시간 소규모 에이전시(PSI스포츠매니지먼트)와 관계를 유지할 만큼 의리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뉴욕포스트는 저지의 계약 규모를 9년 3억3000만 달러(약 468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3억3000만 달러는 트라웃(12년 4억2650만 달러), LA 다저스 무키 베츠(12년 3억6500만 달러), 뉴욕 메츠 프란시스코 린도어(10년 3억4100만 달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 달러)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대 5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 금액.
연평균으로는 3667만 달러로 트라웃(3554만 달러)을 넘어 야수 역대 최고액 수준이다. 다만 경쟁이 붙는다면 이 가격마저 뛰어넘을 수 있다. 저지 이적을 생각도 하기 싫은 분 감독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