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에서 방망이는 믿을 게 되지 못한다는 야구계 속설이 있다.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홈런 5방을 폭발하며 막강 화력을 뽐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 타선이 4~5차전에서 거짓말처럼 침묵했다.
필라델피아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22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2-3으로 졌다.
3차전에서 휴스턴 선발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를 홈런 5방으로 폭격하며 7-0 완승을 거둔 필라델피아는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WS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4차전에서 충격적인 노히터 게임을 당했다. 크리스티안 하비에르(6이닝), 브라이언 아부레유(1이닝), 라파엘 몬테로(1이닝), 라이언 프레슬리(1이닝)로 이어진 휴스턴 투수진에 볼넷 3개만 골라냈을 뿐 삼진 14개를 당하며 0-5로 졌다.
그 여파가 이날 5차전까지 이어졌다. 1회 카일 슈와버가 선두타자 홈런으로 1-1 균형을 맞췄지만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2회 2사 만루, 3회 2사 1,2루, 5회 2사 2루 찬스가 계속 이어졌지만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휴스턴 선발 저스틴 벌랜더는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개인 통산 WS 9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벌랜더가 내려간 뒤에도 필라델피아 타선은 휴스턴 불펜 공략에 실패했다. 6회 2사 1,2루 찬스를 놓친 뒤 8회 1사 1,2루에서 진 세구라의 우전 적시타로 힘겹게 점수를 내며 1점차로 압박했다. 하지만 계속된 1사 1,3루에서 더 이상 점수를 내지 못했다. 휴스턴 마무리 프레슬리 상대로 브랜든 마쉬가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슈와버의 라인선상 까다로운 타구를 휴스턴 1루수 트레이 만시니가 잘 잡으면서 땅볼로 끝났다.
9회 마지막 공격도 2사 후 브라이스 하퍼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지만 닉 카스테야노스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안타 6개, 사사구 8개로 14번이나 출루했지만 2득점으로 끝났다. 득점권 7타수 1안타에 잔루만 12개를 남긴 타선의 결정타 부재가 뼈아팠다.
간판 타자 하퍼가 2타수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 경기를 했지만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2~3번 리스 호스킨스와 J.T. 리얼무토가 나란히 5타수 무안타 침묵. 호스킨스가 4삼진, 리얼무토가 3삼진으로 힘을 못 썼다. 리얼무토는 9회 1사 후 우중간 펜스 근처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지만 휴스턴 중견수 채스 맥코믹의 점프 캐치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필라델피아는 6~7차전 휴스턴 원정에서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필라델피아는 6차전 선발로 우완 잭 휠러를 내세운다. 휴스턴 좌완 선발 프람버 발데스를 공략해야 한다. 발데스는 2차전에서 6⅓이닝 4피안타 3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필라델피아 타선을 잠재운 바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