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애스트로스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39)가 마침내 월드시리즈 악몽을 끝냈다. ‘슈퍼모델’ 아내 케이트 업튼(30)의 응원을 받으며 8전9기 끝에 월드시리즈 첫 승의 한을 풀었다.
벌랜더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치러진 2022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5차전에 선발등판, 필라델피아 필리스 상대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휴스턴이 3-2로 승리하면서 벌랜더도 WS 개인 9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휴스턴도 3승2패로 시리즈 리드를 잡으며 우승에 1승만 남겨놓았다.
벌랜더는 이날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WS 통산 8경기에서 승리 없이 6패 평균자책점 6.07로 유독 약했다. 올해 WS 1차전도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이 2~3회 5득점을 지원했지만 4~5회 5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휴스턴은 연장 접전 끝에 1차전 5-6 패배.
하지만 2승2패 동률로 맞선 WS 5차전에서 벌랜더에게 만회의 기회가 왔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 필라델피아 1번 카일 슈와버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아 1-1 동점을 내줬다. 벌랜더의 WS 개인 통산 10번째 피홈런으로 역대 최다 불명예 기록.
또 무너질 것 같은 불안감이 커졌다. 2회 2사 만루, 3회 2사 1,2루 위기가 이어졌다. 2회부터 휴스턴 불펜에선 구원투수 라인 스타넥이 몸을 풀며 벌랜더 뒤를 준비했다. 조기 강판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벌랜더는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4회에는 첫 삼자범퇴 이닝으로 안정을 찾았다.
4회 투아웃에선 1회 홈런을 맞은 슈와버에게 설욕했다. 5개의 공 모두 변화구만 던지며 조심스럽게 승부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각도 큰 커브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그 순간 관중석에서 벌랜더의 아내 케이트 업튼이 환호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5회가 마지막 고비였다. 4타자 연속 삼진으로 위력을 떨쳤으나 2사 후 브라이스 하퍼에게 우측 2루타를 맞았다. 우익수 카일 터커의 수비가 아쉬웠다. 하지만 다음 타자 닉 카스테야노스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어렵게 5이닝을 채웠고,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다.
특급 투구는 아니었지만 5회까지 1실점으로 무너지지 않고 버티면서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불펜이 6회부터 9회까지 리드를 끝까지 지키면서 벌랜더의 WS 첫 승이 완성됐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신청이 유력한 벌랜더는 휴스턴에서 마지막일지 모를 등판을 WS 첫 승과 함께 마무리했다.
경기 후 휴스턴 동료들은 클럽하우스에서 WS 첫 승 기념으로 벌랜더를 격하게 축하했다. 벌랜더는 “동료들이 나를 카트에 태워 샤워실에 밀어넣었다. 온갖 종류의 것들을 뿌리며 축하해줬다. 나의 커리어 통틀어 가장 기분 좋은 순간 중 하나였다. 많은 이들이 오늘 승리를 함께했다. 나만큼 동료 선수들이 기뻐해줬다. 이 동료들과 팀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기분 좋다”며 “드디어 하나 해냈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