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서 ‘신인’ 데릭 지터를 넘어선 괴물 유격수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나왔다. 제레미 페냐(25)의 미친 가을이 계속되고 있다.
페냐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벌어진 2022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5차전에 2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결승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휴스턴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휴스턴은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WS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페냐가 5차전 승리 주역이었다. 1회 시작부터 무사 3루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발투수 노아 신더가드에게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만들어낸 페냐. 4회에는 1-1 균형을 깨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신더가드의 6구째 한가운데 몰린 76.7마일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포로 장식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4호 홈런이자 WS 첫 홈런. 신인 유격수가 WS 홈런을 기록한 건 페냐가 최초였다.
2-1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 휴스턴의 쐐기 득점에도 페냐가 기여했다. 선두타자 호세 알투베가 볼넷으로 나간 뒤 페냐가 우전 안타를 치면서 무사 1,3루 찬스를 연결했다. 이어 요단 알바레스의 1루 땅볼 때 알투베가 홈에 들어와 쐐기 점수를 올렸다. 휴스턴의 3-1 승리.
이날까지 페냐는 포스트시즌 안타 개수를 30개로 늘렸다. 지난 1996년 뉴욕 양키스 데릭 지터(28개)를 넘어 신인 유격수의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 페냐와 지터 다음으로 2016년 LA 다저스 코리 시거(16개), 지난해 탬파베이 레이스 완더 프랑코(15개) 순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투우타 유격수 페냐는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7년 창단 첫 WS 우승을 이끈 카를로스 코레아가 FA가 돼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하자 휴스턴은 마이너리그에서 준비를 마친 페냐를 주전 유격수로 투입했다.
첫 해부터 136경기 타율 2할5푼3리 132안타 22홈런 63타점 OPS .715로 활약했다. 아메리칸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로 수비력도 인정받았다.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연장 18회 결승 솔로 홈런에 이어 뉴욕 양키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도 4경기 17타수 6안타 타율 3할5푼3리 2홈런 4타점으로 활약하며 MVP에 올랐다. 4차전 동점 스리런 홈런으로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여세를 몰아 WS 무대에서도 이날까지 5경기 모두 안타를 치며 21타수 8안타 타율 3할8푼1리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 4회 진 세구라의 느린 땅볼 타구를 기막힌 러닝스로로 처리하며 투수 저스틴 벌랜더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기도 했다. 휴스턴이 3승2패로 리드를 잡으면서 페냐는 데뷔 첫 해부터 WS 우승이 눈앞에 왔다.
지금 성적에 휴스턴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페냐는 WS MVP까지 노려볼 만하다. 1996년 신인 자격이었던 지터도 WS 우승을 경험했지만 MVP는 투수 존 웨틀렌드의 몫이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