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km 정통파 vs 147km 사이드암…세기의 구속 대결, 누가 웃을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1.04 17: 15

올 시즌 결국 다승자를 가리지 못한 두산 토종 선발 듀오. 이제 다음 내기는 구속이다.
두산 최원준(28)과 곽빈(23)은 2022시즌에 앞서 서로의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내기를 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이천 스프링캠프에서 최원준이 먼저 내기를 제안했고, 정규시즌에 돌입해 1승이라도 더 많이 거두는 선수에게 1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주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내기의 승자는 없었다. 최원준이 30경기 8승 13패 평균자책점 3.60, 곽빈이 27경기 8승 9패 평균자책점 3.78을 남기며 두 선수가 나란히 8승씩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반기만 해도 최원준이 5승, 곽빈이 3승을 거두며 선배의 승리가 점쳐졌지만 곽빈이 후반기 에이스로 도약해 5승을 챙기며 동률을 만들었다.

두산 곽빈(좌)과 최원준 / OSEN DB

이들은 올 시즌의 아쉬움을 씻고자 또 다른 내기를 걸었다. 바로 구속 대결이다. 그러나 이는 사이드암투수인 최원준이 정통파 곽빈에 철저히 밀리는 내기다. 실제로 최원준의 올해 최고 구속은 146Km, 곽빈은 155km였다. 그래서 정통파 투수가 잠수함 투수에게 핸디캡을 주기로 했다.
최근 이천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곽빈은 “다승자 내기가 동률이 돼서 내년에는 구속 대결을 하기로 했다”라며 “다만 (최)원준이 형은 사이드암 투수라 조건이 불리하다. 그래서 내가 핸디캡을 줄 생각이다. 내년 목표 구속이 나는 156km, 형은 147km인데 둘 다 그 구속을 기록하면 동률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준과 곽빈은 모두 1차 지명 유망주 출신이다. 최원준은 신일고-동국대를 나와 2017 두산 1차 지명을 받았고, 곽빈은 배명고를 졸업하고 2018 두산 1차 지명의 영예를 안았다. 2021년 원정 룸메이트로 지내며 각별한 정을 쌓은 두 선수는 과거 팔꿈치 수술에 따른 긴 재활을 극복한 공통점도 있다.
최원준과 곽빈은 새롭게 출범한 이승엽호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야할 투수들이다. 17승 에이스 이영하가 개인 사생활 문제로 내년 시즌 정상적인 출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선수가 나란히 최소 10승씩은 거둬야 두산 특유의 선발 야구가 부활할 수 있다.
이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두 선수 모두 올해 10승을 눈앞에 두고 시즌을 마친 만큼 내년에는 다른 결과를 내고 싶다.
곽빈은 “(최)원준이 형은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못 내서 그런지 마무리캠프부터 태도가 확 달라졌다”라며 “두산의 토종 에이스는 최원준이다. 올해 에이스의 옆을 돕는 사람이 부족했는데 내년에는 형이 빛날 수 있도록 옆에서 잘 지원하겠다. 그래야 팀이 성장할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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