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사마' 김재걸(50) 삼성 라이온즈 퓨처스팀 작전 코치가 새롭게 퓨처스 지휘봉을 잡게 된 소감을 전했다.
삼성은 지난달 29일 "김재걸 퓨처스 작전 코치는 내년 시즌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되어 신인 발굴과 즉시 전력화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덕수상고와 단국대를 거쳐 1995년 삼성에 입단한 김재걸 감독은 통산 112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2128타수 490안타) 14홈런 170타점 271득점 119도루를 기록했다.
김재걸 감독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팀에 소금과 같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가을 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줘 '걸사마'라는 별명도 얻었다. 2006년에는 제1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돼 4강 신화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김재걸 감독은 현역 은퇴 후 삼성에서 작전과 주루 파트 코치를 맡았다. 2019년부터 2년간 LG에서 1군 작전 코치로 활동해왔고 지난해 삼성으로 복귀해 1군과 퓨처스팀 작전 코치를 맡았다. 다음은 김재걸 감독과의 일문일답.
-퓨처스팀 사령탑에 오르게 된 소감은.
▲나름대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해온 걸 구단에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 퓨처스팀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는데 부담보다 책임감이 더 크다. 코칭스태프가 구성되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
-퓨처스팀 사령탑으로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생각인가.
▲퓨처스팀 특성상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 많다. 프로 선수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예의범절을 우선시할 생각이다. 기량 향상을 위해 당연히 훈련량은 늘어날 거다. 가장 초점을 맞추는 게 기본기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 고비가 와도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본이 바로 서면 승리하고 그게 축적되면 강팀이 된다'는 말이 와닿았다.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강팀을 만드는 게 목표다.
-구체적으로 어떤 육성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인가.
▲큰 틀에서 본다면 실전형과 육성형으로 나눠 운영하려고 한다. 퓨처스팀에서 단순히 이기는 것보다 승리를 위한 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A라는 선수가 있다고 치자. 이 선수의 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경기 중에 여러가지 시도를 할 생각이다. 퓨처스 경기에서 이러한 경험을 쌓아야 1군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이른바 MZ세대 선수들과 어떻게 소통할지 궁금하다.
▲1군에서 코치를 시작했는데 1군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보니 선수들을 많이 다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이 실수했을 때 다그치기보다 잘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잘하면 칭찬하고 혼내야 할 때는 혼낼 생각이다. 1층 감독실의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음료수 마시면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메모하는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요즘도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인가.
▲코치를 시작한 이래 상황마다 메모하는 게 습관이 됐다. 우리 구단은 '스타비스'라는 전력 분석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는데 항상 경기가 끝나면 스타비스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서 상황을 복기한다. 시즌 후 메모해둔 노트를 보면서 다음 시즌에 필요한 부분을 준비한다. 연도별로 분류해 보관하고 있는데 제겐 아주 소중한 보물이다.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앞서 말했듯이 기본기다. 예를 들어 타석에서 공을 치는 게 전부가 아니다. 타격 후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게 중요하다. 흐리멍덩하거나 느슨한 플레이를 보인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퓨처스팀에서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 습득보다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 퓨처스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돼야 1군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1군은 물론 퓨처스에서도 무한 경쟁은 존재한다. 기본기와 기초 체력이 부족하면 살아남지 못하니 각자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2023 신인들이 합류했다. 첫인상은 어땠는가.
▲표정도 밝고 체격도 좋더라. 지금은 무리 안 시키려고 한다. 오버 페이스는 절대 금물이다. 선수들의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천천히 지켜보겠다. 신인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퓨처스팀 감독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모소 대나무는 4년 동안 3cm밖에 자라지 않지만 5년 차부터 하루에 30cm가 넘는 폭풍 성장을 하는 나무다. 모소 대나무가 이처럼 급격히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성장이 멈춘 것처럼 보인 4년 동안 땅속 깊고 넓게 뿌리를 뻗어놓았기 때문이다. 모소 대나무처럼 뿌리가 탄탄한 라이온즈 퓨처스팀을 만들고 싶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