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244승에 빛나는 ‘금강불괴’ 저스틴 벌랜더(39·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월드시리즈다.
벌랜더는 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22 월드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했으나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휴스턴 타선이 3회까지 5득점을 지원했지만 벌랜더가 4~5회 5실점하며 리드를 날렸다. 휴스턴은 연장 접전 끝에 5-6으로 졌다.
이날까지 벌랜더는 월드시리즈 통산 8경기에서 승리 없이 6패 평균자책점 6.07로 부진하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절인 2006·2012년, 휴스턴으로 와서 2017·2019년 그리고 올해까지 5번이나 월드시리즈에 나갔지만 승리가 없다. 퀄리티 스타트도 3경기 있었지만 명성에 미치지 못했다.
벌랜더에게 또 기회가 왔다. 4일 필라델피아 홈구장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5차전 선발로 나선다. 2승2패 동률로 맞선 가운데 5차전 중책을 맡았다.
어쩌면 벌랜더에겐 휴스턴에서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 벌랜더는 지난해 11월 휴스턴과 1+1년 최대 50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내년 연봉 2500만 달러(약 357억원)는 선수 옵션, 실행 여부는 벌랜더에게 달렸다. 올 시즌 28경기(175이닝)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 탈삼진 185개로 전성기급 성적을 올린 벌랜더는 개인 3번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하다.
내년 옵션을 포기하고 FA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벌랜더는 5차전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벌랜더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 (시즌 후 거취를)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며 “팀에 남을지, 떠날지 아직 모르겠지만 휴스턴이란 도시와 함께한 것은 정말 축복이었다. 끝내주는 시간이었다”고 이별을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선발 자원이 넘치는 휴스턴도 40살 벌랜더에게 거액을 베팅하진 않을 전망이다.
벌랜더는 지난 2017년 8월말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 때 디트로이트를 떠나 휴스턴으로 왔다. 디트로이트에서 하락세가 걷고 있었지만 휴스턴에 와서 반등에 성공했다. 2017년 이적하자마자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2019년에는 개인 두 번째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1년을 쉬었지만 올해 전성기급 투구로 부활했다.
휴스턴에서 좋은 기억들이 많지만 마무리가 중요하다. 고별전이 될 수 있는 5차전은 이번 월드시리즈의 분수령이다. 벌랜더는 “1차전을 마치고 난 뒤 기술적으로 정리해야 할 부분을 찾았고, 열심히 조정하며 준비를 했다. 경기에서 타자들의 반응을 보기 전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좋은 결과로 나오길 바라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