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선택은 무엇일까.
정규 시즌 2위, 플레이오프 탈락으로 시즌을 마친 LG는 사령탑 거취를 놓고 고심 중이다. 2년 계약 기간이 끝나는 류지현 감독의 재계약 여부를 놓고 구단 최고위층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2000년 이후로 첫 번째 재계약에 성공하는 LG 감독이 될 수 있을까.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KBO리그에 참가한 LG는 초대 백인천 감독을 시작으로 류지현 감독이 13대 감독으로 임명됐다. 그런데 13명의 감독 중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은 단 2명, 2000년 이후로는 아직 한 명도 없다.
1994년 LG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광환 감독은 우승 직후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1996년 7월 팀 순위가 7위로 부진하자 재계약 첫 시즌에 경질됐다.
천보성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렀고, 1996년 11월 천보성 감독은 3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천보성 감독은 1997년과 199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자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천보성 감독도 재계약 첫 시즌인 1999년 6위로 부진하자 시즌 후 경질됐다.
2000년 이후 LG 감독사를 보면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은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
2000년 이광은 감독(1999년 12월~2001년 5월)을 시작으로 김성근 감독(2001년 5월~2002년 11월), 이광환 감독(2002년 12월~2003년 10월), 이순철 감독(2003년 10월~2006년 6월), 김재박 감독(2006년 10월~2009년 9월), 박종훈 감독(2009년 10월~2011년 10월), 김기태 감독(2011년 10월~2014년 4월), 양상문 감독(2014년 5월~2017년 10월), 류중일 감독(2017년 10월~2020년 11월)이 거쳐 갔다.
9명의 감독들 중에서 이광은 감독, 이광환 감독, 이순철 감독, 박종훈 감독, 김기태 감독 등 5명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LG는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마지막,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로는 20년째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성적을 내지 못한 감독들의 재임 기간이 짧을 수 밖에 없었고, ‘가을야구’의 들러리였던 암흑기도 있었다. 우승 청부사였던 김재박 감독, 류중일 감독도 LG의 숙원을 풀지 못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 LG는 다시 상위권 전력으로 팀이 강해졌다. FA 차우찬, 김현수, 박해민을 외부에서 영입했고, 리그 최고의 불펜진을 만들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구단 역사에서 처음이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해 정규 시즌 3위에 이어 올해는 2위로 팀을 이끌었다. LG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승(87승)을 기록했고, 승률은 6할1푼3리(87승55패2무)였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의 기세에 밀려 1승3패로 패배했다.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기대했던 LG 프런트와 고위층은 류지현 감독의 재계약을 놓고 고민 중이다.
정규 시즌 성적만을 놓고 보면 재계약이 무난해보였으나, 포스트시즌 결과는 실망이었다. 류지현 감독의 재계약 여부 결정이 늦어지면서 LG 사령탑 자리를 두고 재야 인사들이 루머로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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