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신조 트레이드?
KIA 타이거즈의 2023 안방마님이 베일에 휩싸여있다. 주전포수 박동원(32)이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갈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거물 포수 양의지(35)는 몸값이 너무 비싸다. 어느 쪽을 잡든 오버페이가 필연적이다. 그래서 트레이드 보강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박동원은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포수로서의 가치가 확 달라졌다. 키움 시절 포수 마스크를 잘 쓰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 펄펄 날고 있는 이지영이 주전포수였다. 박동원은 지난 5월 KIA로 트레이드 되면서 주전이 되었다. 트레이드 당시 너무 좋아 활짝 웃는 장면이 화제였다.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 주전포수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박동원은 112경기에 출전했다. 그 가운데 포수로 92경기에 나섰다. 17홈런을 때렸고, 안정적인 포구와 불로킹, 2루 송구능력을 과시했다. 볼배합에 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리지만 뚝심있게 안방을 지켰고, 5위로 끌어올렸다.
KIA는 시즌 도중 다년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FA 자격을 얻으면 적절한 대우 조건에 잡을 것으로 보았다. 또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양의지에 대한 영입 가능성도 열려 있었다. 양의지는 내구성이 문제이지만 공수에서 팀 전력을 끌어올리고 우승이 가능한 포수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FA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요동치고 있다. 양의지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조짐이 보인다. 롯데와 SSG에 두산도 거론되고 있고, NC도 잔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을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너무 비싸다는 것이 문제이다.
KIA는 고민 끝에 양의지에 대한 관심을 접고, 박동원에게 올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김종국 감독은 박동원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트레이드 당시 FA 자격을 얻어도 남겠다는 말을 믿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박동원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양의지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나머지 박동원을 비롯해 유강남 등 FA 포수들의 가치로 뛰는 모양새이다. KIA는 박동원이 시장에 나가면 포수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팀이다. 박동원 쪽이 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박동원측도 FA 혜택을 최대한 누리기 위한 전략을 짤 수 밖에 없다. 상당한 규모의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KIA는 어느 정도는 보장하면서도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오버페이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예 방향을 틀어 다른 팀과 트레이드 가능성도 예상된다. 삼성은 포수를 놓고 트레이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물론 그에 걸맞는 카드가 필요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결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