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23·롯데)는 올 시즌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2018년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307) 달성은 물론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140)를 새롭게 작성했고 14홈런 65타점 43타점을 올렸다. 4월 한 달간 타율 4할2푼7리(89타수 38안타) 7홈런 22타점 16득점을 올리며 KBO 4월 MVP에 선정됐다.
그러나 5월 이후 한동희는 햄스트링 부상이 연달아 찾아오며 컨디션 관리가 힘들었다. 부상이 확실하게 회복되지 않았지만 경기를 나설 수밖에 없었다. 결국 몸 관리 자체가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계속 경기에 나서며 공수에서 아쉬운 드러냈다. 4월의 뜨거웠던 기세를 잇지 못했다.
'거인 군단의 심장' 또는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렸던 이대호는 지난달 8일 은퇴 경기를 앞두고 "제 후계자는 한동희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한동희 선수가 지금 우리 팀에서는 가장 잘할 거 같다. 한동희 선수가 잘해야 저도 편하게 은퇴할 수 있다"고 했다.
은퇴식을 앞두고 이대호가 선수단 모두에게 전한 손편지에는 한동희가 자신의 대를 이어주길 바라는 진심이 전해졌다. 그는 '조카 동희야, 삼촌은 떠나지만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라고 적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과 박병호(KT)를 키워내는 등 '타격 지도의 달인'을 불리는 박흥식 수석 코치는 "한동희는 아주 매력적인 타자다. 이승엽 감독과 박병호의 장점을 합쳐놓은 것 같다"고 찬사를 보냈다.
롯데 선수들은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 중이다. 한동희도 예외는 아니다. '포스트 이대호'가 아닌 '제1의 한동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박흥식 수석 코치는 한동희에 대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능력이 더 좋아질 거라 확신한다. 내년에 무조건 30홈런 이상 칠 수 있는 재목"이라며 "이승엽 감독의 유연성과 박병호의 파워 스윙을 겸비했다"고 했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박흥식 코치는 "히팅 포인트를 앞에서 두고 치니까 뜨는 타구가 나오지 않고 라인 드라이브 타구의 비중이 높았다. 이 부분을 보완하고 있는데 좋아지고 있다. 틀림없이 홈런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는 야구계에서 인성 좋기로 소문난 이승엽 감독과 박병호처럼 겸손함이 몸에 밴 선수라는 게 박흥식 코치의 설명이다.
그는 "진짜 착실하다. 순한 양처럼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한다. 야구 좀 한다고 거들먹거리는 선수들이 많은데 한동희는 이승엽 감독과 박병호처럼 인성이 좋은 선수"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박흥식 코치는 "내가 한 번 만들어봐야지. 그동안 홈런 타자 많이 키웠잖아"라고 확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 타격 지도의 달인과 만난 한동희. 내년에는 얼마나 성장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what@osen.co.kr